정수현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정수현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동양일보]기업은 급격한 경영환경에서 영속(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대응력 강화를 추구한다. 여기서 말하는 대응력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활용해서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함을 말한다. 즉 건물을 지을 때 기반을 튼튼하게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기계나 제품의 경우에는 손 쉽게 만들 수 있겠지만, 이 시스템은 그 운영자와 대상자가 사람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즉 사람마다 서로 다른 역량과 숙련도(지식, 기술, 태도) 등으로 인하여 기계나 제품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직이 기업은 표준을 설정하고 범위를 설정하여 운영하였지만 인적자원관리(HRD)와 개발(HRM)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의 우수한 사례를 받아들여 벤치마킹을 통한 자사적합형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기업의 성장원동력이 되는 R&D와 기술력 향상을 추구하고, 양산능력 등 모든 기능들을 업그레이드 시켜졌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다 보니 인사팀과 기술팀들은 자신들의 기술력이 지속적으로 발전 및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감소와 더불어 제조업에 대한 기피현상 등으로 인하여 기업 내 노령화, 잦은 이직 등이 발생하고 그 결과 기술과 노하우 등이 점차 살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고자 2013년 이후부터 일학습병행이라는 카드를 꺼내었다. 일학습병행은 기업이 신규로 채용한 종사자나 채용 예정인 구직자를 대상으로 기업이 원하는 직무훈련을 기업 내부와 외부의 훈련 참여를 통해 기업에 적합한 인력으로 양성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일학습병행은 유럽에서 선행되어 활용되었던 도제시스템을 우리나라 특성에 맞게 설계하여 기업의 신규인력 채용 및 교육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고 청년 취업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그러나, 일학습병행이 체계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발생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20년 8월「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더불어 훈련현장인 기업과 학습근로자를 지원하고, 일학습병행 자격 취득에 대해 법률적 기반을 확고히 하면서 2020년 9월 기준으로 16,222개의 기업과 101,512명의 학습근로자가 교육훈련에 참여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었다. 일학습병행은 크게 재직자 유형과 재학생 유형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으며 그중 재학생 유형은 다시 대학과 특성화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훈련으로 나눌 수 있다. 특성화고(직업계고) 재학생이 학습근로자로 참여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이하 ‘도제학교’)는 우리 충북은 7개의 학교가 참여하여 운영되고 있다. 충청북도에서 시급하게 판단하고 있는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채용과 훈련 비용을 줄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특성화고가 참여하고 있지는 못하다. 도제사업에서는 특성화고 2학년 학생들이 실제참여기업에서 일과 훈련을 시작하며 졸업할때까지 훈련을 지속하여 졸업과 동시에 훈련 기업의 정규직 근로자의 신분을 갖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훈련 기업에서 일하면서 2년제 학위과정인 P-Tech 진학을 통해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경로까지 열려 있다. 이러한 도제사업에 참여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비교할 때 취업률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부분 훈련이 지역 내 기업에서 이루어져 타 지역에서는 청년 인력의 역외유출에 대한 대비책으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인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도제학교 성과의 질적 제고를 위한 내실화의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더욱이 기업에서도 이러한 사업의 취지는 알고 있으나, 복잡한 행정과 더불어 개별기업의 특성 등이 존재하면서 쉽게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정부는 2020년 코로나19 위기속에서 좀더 내실있는 기업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우량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지역 내 거버넌스 구축 및 운영을 통해 지속적인 일학습병행을 지역 내 뿌리 내릴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나아가 성과 창출을 위해 거시적인 목표를 가지고 지역의 거버넌스를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 올해부터 충북은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 일학습병행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고 일학습병행과 관련한 유관기관과 함께 힘을 합쳐 일학습병행사업을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산업계를 비롯해 정부(고용노동부), 지자체(충청북도), 일학습병행참여기업 및 유관기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역 내 청년층의 취업 활성화를 위한 일학습병행과 도제학교의 지역 특화 모델 발굴 등 지역의 의견을 반영한 성과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거버넌스는 향후 제도 개선을 위한 지역내 여러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역할과 타 지역에서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는 지자체 주도형 도제학교 사업, 일부 직무에 국한되어 많은 기업의 참여에 제한적인 한계 극복 등 지역 차원의 적극적인 시도를 추진할 예정이다. 도제학교는 ‘고교 졸업 후 빠른 취업’,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직무역량의 효과적인 습득’을 지향하고 있어 인력이 부족한 우리지역의 기업과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방향을 담고 있다. 더욱이 청년유출로 힘들어하고 있는 우리 충북의 여건을 생각할 때 지역에 알맞은 맞춤형 제도로 일학습병행과 도제학교 사업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청년지원과 기업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 그 중하나이지만 우리 충북의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청년과 기업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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