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청 체조부 소속 유일 남자선수
시청 입구에 금메달 축하 플래카드 걸려
시·충북도체육회 포상금 지급 예정
주민들 “코로나19 어려움 속 큰 위로”

제천시청 입구에 신재환 선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신재환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신재환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동양일보 장승주 기자]제천시청 소속 신재환(23) 선수가 지난 2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자 제천이 축제 분위기다. 신재환의 이번 금메달 획득은 한국체조 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 금메달이다.

신재환의 경기가 시작되면서 시민들은 응원과 함께 코로나19 사태와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됐다며 들뜬 표정이었다.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보건소 한 직원은 “신재환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1 ,2차 시기를 잘 뛴 신 선수가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다”며 “코로나 장기화로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직원들도 신 선수의 금메달 확정 소식에 무거운 마음을 날려버리고 모두 기뻐했다”고 말했다.

음식점에서 올림픽을 시청하던 시민 최모(48)씨도 “코로나19와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린 경기였다”며 “무엇보다 제천시청 소속 선수라는 점에서 시민의 한사람으로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3일 제천시청 입구에는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상천 시장은 3일 귀국한 신재환 환영 다과회를 4일 열 예정이다.

시는 '직장운동 경기부 설치 및 운영 조례'에 따라 600만원의 포상금도 마련한다.

청주 출신의 신재환은 율량초, 내수중, 충북체고, 한국체대를 거쳐 지난 1월 제천시청에 입단했다.

제천시청 체조부는 2010년부터 여자팀으로 운영됐다. 신재환은 체조부의 유일한 남자 선수이다.

이광연 체조부 감독은 "우수 선수의 타 시도 방출을 막기 위한 충북체육계의 요청이 있었고 본인도 고향 팀에서 뛰고 싶어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중학교 때부터 도마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재환의 성장 과정을 지켜봤다.

이 감독은 “고등학교 때 허리를 다쳐 큰 수술을 해 운동을 못 할 정도였는데 본인이 극복하고 뒤늦게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대학 3학년 때부터 실력을 입증하기 시작했다”며 “체조선수는 27∼28세에 절정의 기량을 뽐내니 다음 올림픽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재환은 지난 6월 카타르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5위를 한 후 입국해 제천시 봉양읍의 한 펜션에서 대표팀 트레이너, 이 감독과 10일간 자가격리를 했다.

자가격리 기간중에도 신재환은 방역당국 승인 아래 홀로 시청 체조부 훈련장소인 의림여중을 찾아 카타르 대회에서 실수한 착지 동작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그 결과 이번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재환의 청주집도 잔치 분위기다.

택견선수 출신인 아버지 신창섭(48·충북택견회 사무국장)씨는 “어제 재환이가 전화를 걸어와 ‘1등 한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고생했으니 다 잊고 쉬라고 했다”고 대견해했다. 또 “그동안 재환이가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 생각만 하면 미안하다”며 “고교시절 운동 안 하겠다고 했을 때 크게 나무란 게 가장 후회된다”며 “재환이가 귀국하면 함께 가족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체육회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신재환은 도체육회에서 우수선수로 지정해 특별관리를 해 왔다”며 “유망주로 눈여겨보던 신재환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매우 기쁘다”고 환영했다.

도체육회는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신재환에게 규정에 따라 포상금 1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제천 장승주 기자 ppm6455@dynews.co.kr · 이도근 기자 nulh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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