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실험동물센터 전임상지원부장

김중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실험동물센터 전임상지원부장

[동양일보]‘그 누구든 앉게 되면 지난날의 과오를 후회하게 만드는 의자’가 있다고 한다. 바로 치과에서 환자들이 진료받기 위해 눕는 유니트체어를 말한다. 치과만큼 환자들이 방문하는 것 자체를 무서워하는 병원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국내 유니트체어 제조업체의 판매량이 세계 10위권 안에 들며, 세계 1위가 목표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유니트체어 뿐만이 아니다. 치과용임플란트(고정체+상부구조물)의 경우 식약처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생산품목 중 부동의 1위이며 의료기기 수출품목 중 2위(전체 의료기기 수출액의 9.5%, 약 3억 4천만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의료기기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다.

이러한 위상에 맞게 식약처에서는 2020년 치과용 엑스선장치 등 5종의 의료기기에 대한 국제 성능시험 자료집을 발간하여 국내 생산업체 및 시험 기관에서 쉽게 참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국내 업체가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좁은 국내 시장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빠르고 품질이 좋은 의료기기의 개발과 수출 전략은 국내 치과용 의료기기 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65~74세 사이 인구의 13%, 75세 이상 인구의 25.8%는 자연치를 전부 소실하여 임플란트 시술이 필요한 대상으로 분류된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MRG(Millennium Research Group)는 임플란트 시장규모가 2017년 43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7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치과용 의료기기 개발 업체들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함께 해외 인허가 획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듯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치과용 의료기기 산업 영역에서 신기술이 접목된 치과용 의료기기 품목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KBIOHealth’) 실험동물센터는 의료기기의 국내외 인허가 인증을 위한 전임상 단계에서의 평가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실험동물인증협회(AAALAC international)로부터 완전인증(full accreditation)을 받은 본 기관에서 이뤄진 치과용 의료기기에 대한 유효성 평가 보고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보완 없이 인용되어 2020년 품목 허가를 받을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 개발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한 사례도 있다.

국내 치과 의료수준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치과용 의료기기와 관련된 첨단 제품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KBIOHealth에서는 치과와 관련된 신의료기기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산‧학‧연‧병‧관과 논의하여 새로운 치과용 의료기기에 대한 연구개발 활성화를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치과용 의료기기 개발 지원을 통해 관련 의료연구기술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세계 일류 수준의 제품화 기술을 선점하여 국산 제품의 해외 수출 활성화에도 지속적인 기여를 하기 위함이다.

치과분야에서도 제4차 산업혁명에 발맞추기 위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신사업 영역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앞선 정보통신기술(ICT), 로봇, 정밀 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 대한 기반 기술을 통해 진단, 치료 계획, 진료 가이드 로봇 기술 등의 기술 개발을 통한 환자 맞춤형 통합솔루션 시스템 개발이 기대되며, KBIOHealth도 이러한 핵심요소기술 개발 및 인허가 지원을 위해 맡은 역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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