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미나 기자]‘30대보다는 40대가 좋았고, 50대는 40대 보다 조금 더 편안했기에 60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젠 욕망도, 애착도, 고집도 조금 더 쉽게 내려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아 그 빈자리에 추억과 그리움을 채우며 걸림 없이 살고 싶다. 그래서 나이드는 것이 나를 설레게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그것은 설렘’ 중에서

나이 들어감이 여전히 설렌다고 말하는 저자는 마흔 늦깎이로 글쓰기를 시작해 70세를 앞둔 평범한 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지만 평범한 주부라 하기에 저자는 소설가로, 시낭송가로, 여성문인단체 회장으로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평범치 않은 인물이다.

바로 수필가이자 소설가인 이덕자(69·사진·충주 엄정면) 씨가 첫 수필집 <언제나 나 여기에서>를 펴냈다.

이 책은 그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점점 더 풍성해지는 삶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책 속의 수필들은 담백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문장에 단순한 일상 같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알차게 채워져 있다.

그는 “일흔을 앞둔 지금까지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며 “독자들이 이 책에 대해 삶을 스케치한 생활기록부로, 또 30여년 동안 일상에서 경험한 소소한 유혹과 일탈들을 글로 다듬어 찰나의 감정에 영원성을 부여한 한 여자의 역사서로 봐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책에는 모두 43편의 수필이 실렸다. 1부 수필에 입문한 때부터 현재까지 일상의 풍경을 담백하게 그린 ‘나이를 먹는다는 것, 그것은 설렘’, 2부 여행기만 따로 묶은 ‘새벽의 문 열고 길을 나서다’ 3부 시골 생활의 즐거움을 담은 ‘나이 이야기 노을에 물들다’로 구성됐다.

그는 “우연한 기회로 그간에 썼던 글들을 모아 수필집으로 엮게 됐다”며 “글을 정리하다 보니 삶에 자양분이 돼 주고 사랑으로 응원해주고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준 사람들이 참으로 많았음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따뜻함이, 그런 사랑이 독자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충주가 고향인 그는 세종대를 졸업하고 결혼 전 잠시 제천여고 국어교사로 교편을 잡았다. 1980년대 중반 충주KBS 라디오 ‘모시래의 아침’을 진행했고 교회 칸타타 ‘땀의 순교자 최양업 사제여!’ 등 9편의 각본을 쓰고 연출도 한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1987년 2회 충북여성백일장에 수필 ‘외출’로 장원에 뽑힌 이후 1993년 <문예한국>에서 수필로, 1996년 <예술세계>에서 소설 ‘결혼’으로 등단했고 이후 소설집 <달래강> 등 다수의 공저와 창작소설집 <결혼>을 출간했다.

1991년 충주의 여성문인단체 ‘문향’을 창단해 11년 동안 회장을 역임했고 2011년 시낭송 모임 충주 ‘고운소리낭송회’를 창단, 12년 간 회장을 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현재는 충주 엄정면 독작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남편과 함께 노후를 보내고 있다. ㈜바른북스. 335쪽. 1만3000원.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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