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미나 기자]깊어가는 가을, 정통 클래식 공연이 잇따라 청주 관객을 만난다.

베버, 모차르트, 슈트라우스의 명곡을 감상할 수 있는 청주시립교향악단의 기획연주회부터 재독 작곡가 박영희 전 브레멘 국립예술대 교수가 작곡한 오페라 공연,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 성악가의 독창회까지 깊고 진한 감동의 무대가 늦가을을 수놓는다.

11월, 당신의 고막을 황홀하게 만들어 줄 세 편의 명품 공연을 소개한다.

청주시립교향악단 공연 모습.
청주시립교향악단 공연 모습.

●11일 청주시향 기획연주회 ‘The Great’

청주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유광)은 11월 11일(목) 오후 7시 30분 청주아트홀에서 ‘The Great’를 선보인다.

공연은 베버의 오페라 중 ‘오베론 서곡’으로 막을 연다. 이 곡은 상쾌한 현악 합주 위에 베버의 장기인 다양한 목관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이어 호른 연주자 이석준(51)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협연으로 슈트라우스의 작품 ‘호른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한다. 이 교수는 1994년 동아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국내 최정상 호른 연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지막 무대는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제41번 ‘주피터’로 대미를 장식한다. ‘주피터’는 모차르트의 천재적 음악성이 깊이 투영된, 그의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유광 청주시향 지휘자
유광 청주시향 지휘자

청주시립교향악단 유광(65)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관객들에게 더욱 세련되고 정교한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영희 작곡가
박영희 작곡가

 

●12~13일 박영희 작곡 오페라 ‘길 위의 천국’

현대음악계의 대모로 평가받는 청주 출신 박영희(76) 작곡가의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은 11월 12일(금) 오후 7시, 13일(토) 오후 5시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초연한다. ‘길 위의 천국’은 최양업 토마스 신부(1821~1861)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만들어졌다.

라틴어로 된 교리를 우리말로 번역해 천주교인들에게 전한 최양업 신부는 조선에서 많이 불리던 가사(歌辭) 양식을 차용해 천주가사를 만드는 등 한국 고유의 음악과 서양 음악을 조화시킨 선구자로도 꼽힌다.

박영희 작곡가는 우연히 읽은 최 신부의 서한집 속에 나오는 라틴어 가사로 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하면서 이번 오페라를 만들었다. 최 신부의 흔적이 남아 있는 진천군 백곡면 배티성지를 순례하고 곡을 써나갔고, 그 음악이 모여 이번 오페라가 완성됐다.

'길 위의 천국'은 서울부터 산간 오지까지 하루 최대 100리(약 40㎞)를 걷는 등 천주교를 설파하기 위해 전국을 누빈 최 신부의 업적과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기존 오페라 양식을 벗어나 서양음악, 한국음악, 무용, 성악, 연극 등이 조화를 이룬다.

대본은 고연옥 작가와 이번 오페라 프로젝트 총감독인 청주교구 류한영 신부가 함께 썼다.
 

연광철 성악가
연광철 성악가

●14일 베이스 연광철 초청독창회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베이스, 연광철 성악가의 독창회는 11월 14일 오후 4시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이 공연은 동양일보가 창사 30주년을 맞아 충북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를 재조명하기 위해 특별 기획했다.

연 성악가는 이번 공연에서 고향의 관객들에게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등 풍성한 무대를 선사한다.

칼라다의 ‘Selve Amiche(친구인 숲이여)’, 가스파리니의 ‘Lasciar d'amarti(그대 사랑하지 않고는)’ 등 감미로운 이탈리아 가곡과 슈베르트 곡 ‘나그네의 밤노래’, ‘비밀’, ‘웃음과 눈물’, ‘송어’ 등 서정적인 독일가곡을 들려준다. 또 볼프의 ‘미켈란젤로의 시에 의한 3개의 가곡’인 ‘내 지나간 날들을 종종 생각해 보네’, ‘창조된 만물이 끝을 맞으니’, ‘내 영혼은 창조주의 그 바라던 빛을 느끼는가’를 선보인다.

세계 오페라 무대를 누비며 감동을 선사했던 연 성악가의 오페라 아리아도 감상할 수 있다.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중 ‘험담은 미풍처럼’,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중 ‘얘야, 이 낯선 분을 반겨주지 않겠니?’를 노래한다.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한국가곡도 들을 수 있다. 김성태 곡 ‘한송이 흰 백합화’, ‘추억’, 김동진 곡 ‘내마음’, ‘가고파’ 등을 부른다.

반주는 피아니스트 김지연(44) 씨가 맡았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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