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완씨가 19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를 마치고 무대에서 포즈를 취했다.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예상치 못했던 대상 호명에 무척 기쁘고 떨렸습니다. 동상, 은상, 금상 차례로 발표될 때 상을 못 받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수많은 시낭송 대회가 있지만 가장 권위 있는 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 더욱 감격스러운 마음입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해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시낭송가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 5일 진천 포석조명희문학관에서 열린 19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의 대상은 김진완(72·청주시 금천동)씨가 차지했다.

그는 “재작년 17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에 출전해 동상을 받았던 경험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하루에도 수십 차례 틈이 날 때마다 시를 외우고 낭송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4년 전 충북대 평생교육원 시낭송 교실에서 본격적으로 낭송 공부를 시작했다. 시낭송 교실은 6개월 과정이지만 그는 같은 과정을 반복해서 몇 차례 들었을 만큼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대단하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낭송한 시는 조명희의 ‘어린아기’와 복효근의 ‘어느 대나무의 고백’이다.

“충남 서천군 죽촌리가 고향이에요.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오래 전 죽촌리는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던 마을이었죠. 어릴 때 대나무에 대한 추억도 있고 사춘기 때는 대나무를 주제로 글짓기도 했어요. 고향을 생각하면 항상 대나무 숲이 떠오릅니다. 시 ‘어느 대나무의 고백’은 마치 제가 쓴 것 같은 아련한 향수와 울림이 있어요.”

시낭송 공부를 시작하고 그는 2018년 8회 충청북도 시낭송 대회에 참가해 동상을 받았다. 당시 조철호(시인) 동양일보 회장의 총평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당시 조 회장님께서 낭송은 좋으나 자세가 틀렸다고 했죠. 긴장될 때마다 손을 움직이는 습관이 있었나봐요. 듣는 사람의 시선과 마음을 뺏기지 않도록 시낭송 자체에 집중하면서 꾸준히 훈련했습니다.”

대전상고를 졸업하고 중앙대 예대에서 상업미술을 전공했던 그는 서울 대상그룹(구 미원그룹)에서 광고디자인 총괄부장으로 퇴직했다. 현재 청주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는 그는 서예, 캘라그라피 등 전공과 관련된 취미를 가져보려 했지만 문학소년이었던 어린 시절의 꿈이 생각나 시낭송 공부를 하게 됐다고 했다. 이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시낭송 전도사’로 불릴 만큼 시낭송을 권유하고 다닌다고.

19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김진완씨가 상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19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김진완씨가 상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정신과 마음을 정화시키는데 시낭송처럼 좋은 것은 없다”며 “모든 시는 향기가 있다. 시를 음미하고 시 속으로 빠져들어 가다보면 마음에 향기가 퍼져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자만하지 않고 항상 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의 향기 속에 푹 빠져 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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