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선규 청주필한방병원 병원장

염선규 청주필한방병원 병원장

[동양일보]임인(壬寅)년,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연말연시 분위기가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새해를 맞아 건강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이들은 늘어난 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것 중 하나가 바로 ‘비대면’서비스의 확대다.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러한 분위기는 이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보편화 된지 오래다. 다만 이렇게 집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직장인 세대에서 목, 허리, 등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났다. 척추뼈의 퇴행성 변화, 잘못된 자세와 나쁜 생활습관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6년~2020년까지 매년 발생하는 허리디스크 환자 약 200만명 중 53%가 30~50대이다. 또한 지난해 기준 목디스크 환자는 100만명에 육박하였는데, 이는 5년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하였으며, 거북목 증후군 환자수는 지난해 기준 224만명 1679명으로 2015년 191만 6556명에서 17%나 증가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상승 추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거북목(일자목)은 목뼈가 정상의 위치에서 벗어나서 거북이처럼 목이 앞으로 빠져 나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경우는 7개의 목뼈가 C자 형태로 배열되는 모습을 보이며, 이것을 경추전만이라고 하는데 이 경추전만이 소실되어 있는 상태가 바로 거북목이다. 이러한 경우 흔히 뒷목, 어깻죽지, 날갯죽지 등등 목과 연결된 다양한 부위의 근육이 긴장되면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목이 앞으로 굽혀지는 각도가 증가할수록, 즉 정상적인 고개의 위치보다 앞으로 목이 1cm 빠져 나올 때 마다 목 뼈에는 2~3kg의 하중이 더 걸린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거북목이 심한 사람들은 15kg 안팎의 하중이 목에 가해지게 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각종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예전에는 운전자, 학생,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 등 일부 직종의 경우에서 거북목 질환이 많았지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고, 컴퓨터 활용이 광범위해지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발병하고 있는데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원인이 바로 흉추후만이다. 흉추후만이란 간단히 말해 등이 구부정하게 굽어 있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어깨까지 동그랗게 앞쪽으로 말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진료실에 있다 보면 이제는 흉추후만이 없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흔해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다.

이처럼 거북목 증상이 심해져 목에 하중이 과도하게 걸릴 경우, 목과 어깨가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되면서 어깨의 뻐근함과 묵직함이 지속되어 불면증, 혈관 압박으로 인한 어지러움과 두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흉추가 과도하게 후만되고, 견갑골이 바깥쪽으로 빠지면서 등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질 경우, 견갑골 주변이 항상 결리거나 답답해지는 한편 등에서 나오는 자율신경의 순환에 장애가 발생하여 소화기, 심장, 폐 등이 압박을 받아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잘 차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지속될 수 있다.

이처럼 심각한 질병이지만, 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주기적으로 관리하면 완치에 이를 수 있다. 우선, 앉아 있을 때 엉덩이가 앞으로 쭉 빠지지 않게 하는 등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주기적인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일명 닭날개 스크레칭이라고도 불리는‘W자 스트레칭’을 통해 등과 목에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관리하면 질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일의 능률도 상당이 개선할 수 있다. 따라서 새해를 맞아 건강과 부를 동시에 얻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자 한다면, 거북목과 굽은 등 예방도 꼭 기억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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