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슬기 자생한방병원 원장

손슬기 자생한방병원 원장

[동양일보]“원장님, 요새 잠들기가 너무 어려워요” 많은 환자분들이 진료실에서 호소하는 증상이다. 인체활동의 필수적인 요소인 수면은 신체의 휴식, 호르몬 균형, 기억의 정리, 면역력 증강, 뇌의 노폐물 제거 등 건강을 지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수면은 일상생활 속에서 틀어져있던 골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문제는 많은 현대인들이 불규칙한 생활습관, 과도한 음주, 늘어난 스트레스, 환경소음 등으로 인해 제대로 숙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65만8675명으로 2015년 51만4000여명과 비교해 5년 사이 14만여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불면증 환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절반이 넘는데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신체밸런스가 저하돼 체온조절저하, 내분비 기능의 쇠퇴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불면증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운동 등의 건강 관리가 힘들어진 요즘,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 보인다. 수면시간의 부족은 고혈압, 비만,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울증 등의 정신과적인 질환의 위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면증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할까. 수면은 각성 호르몬 코르티솔과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이 조화를 이룰 때 건강해진다. 요즘은 장노년층들도 스마트폰 등 IT기기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자기 전 영화,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일이 많은데, 이 때 화면에서 나오는 빛이 뇌를 각성시키기 때문에 숙면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침대에서 업무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되면 각성 호르몬을 자극시킬 수 있어 숙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불어 격한 신체 활동으로 몸을 피로하게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야간운동은 오히려 각성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은 되도록 수면에 들기 4~5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온수 샤워를 통해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을 추천한다.

바람직한 식습관 역시 숙면을 취하는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 섬유질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칼슘 역시 수면 호르몬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유제품의 적절한 섭취도 수면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면 잠자리 직전에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체내 혈당 유지의 불균형을 초래해 수면 리듬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을 조언한다. 더불어 카페인 역시 각성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카페인에 민감한 체질이라면 오후부터는 커피, 녹차 등은 자제하자.

또한 수면장애를 겪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현명하지 않은 방법이다. 음주는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히려 더 피로감을 유발하게 된다.

끝으로 무리하게 잠을 자려는 시도는 수면에 대한 강박으로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잠이 안 오는데 내일 피곤하면 어쩌지’ 등의 불안과 걱정은 오히려 입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침대에서 일어나 따뜻한 물을 마시거나 독서 등을 함으로써 환경을 바꿔 주자. 무엇보다 숙면을 위해 중요한 것은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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