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전 충북도 바이오산업국장·증평부군수

이재영 전 충북도 바이오산업국장·증평부군수

[동양일보]지난해 12월 산업통산자원부는 2020년 기준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결과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규모는 17조 4923억원으로 전년대비 38.2% 증가하여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바이오 수출도 체외진단기기 수출의 폭발적 증가(439.1%↑)에 힘입어 전년 대비 53.1% 증가하면서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으며, 바이오 분야 고용인력과 투자규모 또한 전년 대비 각각 10%,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2년에 개최된 국내 최초의 오송 국제바이오엑스포에 필자가 몸담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현재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은 격세지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당시만 해도 바이오는 일부 전문가, 의사가 하는 산업으로만 생각됐으나, 이제는 시스템반도체, 미래차와 더불어 바이오헬스 산업이 대한민국 3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고, 코로나19를 계기로 비임상, 임상,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이라는 단어가 국민들에게 제법 친숙해졌다.

그동안 충북은 오송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견인을 위해 바이오 산업단지와 기업지원 인프라 구축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 2008년 국가 유일 생명과학단지 준공을 시작으로, 2009년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2010년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 이전, 2018년 오송제2생명과학단지가 준공됐으며, 녹십자, 유한양행, 대웅제약, LG화학, 셀트리온제약 등 대형 제약사를 비롯해 420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있다. 바이오산업 생산액과 종사자 수 등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대한민국 대표 클러스터로 거듭나고 있다.

필자가 충북도 바이오산업국장으로 재직 시에는, 오송 제3생명과학단지와 충주 바이오헬스 국가산업단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 받음으로써 조성을 본격화했다. 카이스트 바이오혁신경영 전문대학원 유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사업추진, 오송첨단임상시험센터 착공, 전국 최초 오송 화장품산업단지 투자선도지구 지정 등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로 도약하는 튼실한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 유전·생명공학 분야 전문 매체 젠(Genetic Engineering & Biotechnology News)의 2019년 9월 리포트를 참고하면, 미국 바이오제약 클러스터 중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보스턴·캠브리지, 샌프란시스코의 성장과정을 2단계로 분석했다. 1단계는 클러스터 개발과 성장 단계로 평균 25년 이상 소요됐고, 2단계는 클러스터 발전을 견인하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 진입 구간으로 구분했다. 보스턴·캠브리지와 샌프란시스코 클러스터는 현재 2단계에 진입해있으며, 산학연병 협력, VC펀딩, 특허지원 등으로 더욱 강력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바이오산업은 단순한 생산과 투자 등의 논리에 의한 산업이 아니다.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바로 미터이자 가늠자가 되는 산업의 보고이다. 지역별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평의 경우에도 증평군을 중심으로 교통대학교를 중심으로 충북테크노파크와 함께“4D바이오융합소재 산업화센터”가 구축되어 바이오융합소재의 거점으로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융합소재는 생체적합성 소재로 항암치료제, 세포치료제, 연골치료제, 주름치료개선제 등이 기능성 화장품 소재로는 항균, 항균·항바이러스 및 항염증, 노화방지용 기능성 화장품. 친환경 소재로는 친환경 바이오 소재, 진단용 소재 등이 있다. 지역의 이러한 소재산업은 바이오산업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 요소들을 생산하는 전 주기적 체계를 갖추어 미래 바이오산업의 교두보와 도약의 발판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센터의 역할이 지역으로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 이러한 미래발전의 핵심이 되는 산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관련 산업군을 유치하고 키우는데 보다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 산업의 발전이 없이는 지역의 발전도 장담할 수 없으며 지역의 산업은 모든 것이 그렇지만 지역에서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증평은 이러한 분야에서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열정도 넘치고 있다. 미래를 생각하고 발전을 위하여 바이오산업은 놓칠 수도,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산업의 핵심으로 지역의 미래를 가늠하는 보고(寶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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