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참석자들 취임사 끝난 직후 하나둘 자리이탈
“충북이 저를 키웠으니 이제는 제가 고향 위해 봉사할 것”
“초심으로 돌아가 제 자신을 낮추고 도민을 섬기겠다”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김영환 36대 충북도지사는 지난 1일 청주 문의문화재단지에서 도민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민선 8기의 시작을 알렸다.

취임식은 사전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지사 약력소개, 도민의 바람을 담은 음성 청취, 취임선서, 취임사, 축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 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충북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단 한 번도 고향을 잊은 적이 없었다. 고향에 돌아와 정말 행복하고, 고향 충북이 저를 키웠으니 이제는 제가 여러분과 함께 손잡고 고향 충북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배운 모든 인문학과 크고 작은 경험은 하나같이 자기를 낮추라는 것이었다”라며 “도민과 ‘마주보는 당신’으로 만났으니 초심으로 돌아가 제 자신을 낮추고 도민을 섬기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의료비후불제를 단계적으로 실시 △1억 농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농촌운동을 전개 △충북농산물을 포함한 생산제품들을 브랜딩과 디자인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하는 전담부서 설치 △과감하게 규제를 혁파하고 대기업을 포함한 투자 유치 △청년창업1000억 펀드·노마드포럼 배치 등 향후 사업의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문화의 소비를 늘려 문화의 생산을 촉발한다는 생각으로 충북을 문화의 바다로 만들겠다”라며 “충북의 강, 산맥, 문화유산, 수 많은 역사적인 인물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들, 지역마다 풍부하게 생산되는 다양한 먹거리 등을 활용해 충북을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과 힐링의 천국으로 만들겠다"라며 "혁신과 창조의 가치, 촘촘한 섬김과 봉사를 바탕으로 모든 도민을 신나게 하는 신세계를 펼치겠다”라며 취임사를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하 전문을 통해 “김영환 도지사가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으로 지역 경쟁력을 한층 높여 새로운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에 밝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손경식 경제인총연합회 회장, 안철수 국회의원,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은 취임식에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김 지사는 민선 8기를 맞아 △인구 200만 시대 진입 △질 좋은 일자리 10만 개 창출 △충북경제(GRDP) 100조 시대를 준비하고, △문화와 예술이 풍요로운 충북 △어디서나 고르게 누리는 도정서비스 △도민이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충북 레이크파크 관광 르네상스’실현의 의미를 담아 야외서 색다르게 진행된 이번 취임식의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그저 의미만을 부각한 채 강행된 이번 취임식은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당초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34도를 웃도는 가마솥 더위로 인해 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만약 예정된 시간대로 강행됐더라면 온열질환으로 쓰러지는 사람들도 속출할 수 있었다.

 

특히 그늘막 하나 준비돼 있지 않은 뙤약볕에서 참석자들은 연신 부채질을 해야만 했고, 마치 카드섹션을 연상케 했다. 또 음향시설이 좋지 않아 뒤쪽에선 말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고, 단지 주차장에 주차를 하지 못한 많은 수의 참석자들은 호반주자창에 주차를 하고, 취임식장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하느라 진땀을 빼야만 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이 더위에 겨우 종이모자 하나 받고, 사우나한다", "더운데 벌세운다", "의미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폭염에 야외행사는 현실을 감안 못한 무리수”라는 등의 짜증스런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고, 일부 참석자들은 행사시작 10분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도 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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