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기준은 준수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장애인 이동권 바닥 수준
청주시 청원구청 외 4개 주차장, 장애인전용 주차 면수 기준 ‘미달’
청주시 조례 장애인전용 주차 면수 4% 이상 설치해야

청주시 청원구청 전체 주차 면수는 242면인데 반해 장애인전용구역 주차 면수는 6면에 불과하다. 청주시 조례 설치기준 4%(10면)를 넘기지 못한 수치다. (사진=맹찬호 기자)

[동양일보 맹찬호 기자]

지난 6월말 현재 충북도내 등록된 장애인 수는 9만7427명으로 5년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이동권 보장에 앞장서야 할 일부 지자체에선 공공시설 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대한 현황자료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조례상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내 설치기준도 모호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동양일보는 도내 공공시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내 주차면수와 조례 등을 2회(상·하)에 걸쳐 집중 점검해 본다.

<상> 충북 지자체 9곳,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면수 전수조사 자료 전무

충북도 내 지자체 9곳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면수 전수조사 자료조차 전무해 결과적으로 실태 파악은커녕 구체적인 대안도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동양일보는 충북도내 공공시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면수를 확인한 결과, 수년째 11개 지자체 중  2곳(청주시, 음성군)을 제외한  9곳(충주시, 제천시, 단양군, 옥천군, 영동군, 보은군, 증평군, 진천군)이 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현황자료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관리를 하고 있는 청주시의 경우에도 지정된 주차대수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청주시가 발표한 ‘2021 공공시설 부설주차장 현황’ 에 따르면 청주시내 128곳의 공공시설 중 청원구청, 청주동물원 내 주차장, 청주시립도서관, 목령종합복지관, 용정축구공원주차장 등 5곳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면수 설치 미달로 확인됐다.

청주시 주차장 조례에 따르면 '주차대수 규모가 50대 이상인 경우 주차대수의 4%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재 청원구청 전체 주차 면수는 242면인데 반해 장애인전용구역 주차 면수는 6면에 불과하다. 청주시 조례 설치기준 4%(10면)를 넘기지 못한 수치다.

청주시 공공시설의 경우 △청주동물원 내 주차장 전체 주차 면수 263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면수 2대(7대 부족) △청주시시립도서관 전체 주차 면수 72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면수 2대(1대 부족) △목령종합복지관 전체 주차 면수 134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면수 3대(3대 부족) △용정축구공원 주차장 전체 주차 면수 168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면수 3대(4대 부족)로 확인됐다.

청주시 주차장 조례 과징금 처분 및 가감기준에 따르면 노외주차장의 구조·설비기준 위반 시 45만 원이 부과된다.

주민 김 모(청원구 내덕동)씨는 “다른 시설은 구청이 단속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지키지 못하는 웃기는 상황”이라며 “규정대로라면 구청장을 고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청원구 관계자는 “구청 내 주차구역이 부족한 상태”라며 “법적 근거에 맞춰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면수를 해결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연희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편의시설이 아닌 필수 시설이기에 배리어프리(장애물 없는 생활환경)가 반드시 실현돼야만 한다"며 “장애인주차구역 마련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 만큼 하루빨리 처리되길 바란다 " 강조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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