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과 똑같은 상황…청주시 대책 마련해야
석남천 신설관로 공사 77%…이범석 시장 "조속히 진행시키겠다"
복대동 일대 6시간동안 물바다…주변 가게 아수라장

10일 오후 8시 11분 청주시 흥덕구 지웰홈스 아파트 지하주차장 앞과 상가가 물에 잠겼다. (사진=맹찬호 기자)
10일 오후 8시 11분 청주시 흥덕구 지웰홈스 아파트 지하주차장 앞과 상가가 물에 잠겼다. (사진=맹찬호 기자)

 

[동양일보 맹찬호 기자]청주 한 아파트 앞 도로가 수로 배수 작업을 한 지 16시간 만에 또 다시 물에 잠겼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전날(10일) 오후 8시 11분께 청주시 흥덕구 지웰홈스 아파트 지하주차장 앞과 상가가 시간당 50㎜의 폭우로 물에 잠겼다. 앞서 이 지역은 새벽 4시 10분께 도로 침수로 배수작업을 벌였다.

계속되는 폭우로 늦은 오후에 아파트 주민 50여명은 직접 물에 들어가 양동이를 이용해 물을 퍼냈다. 일부 주민들은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차수막을 설치한 뒤 지지대로 모래주머니를 쌓아 올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과 청주시는 대형양수기 등을 이용해 배수 작업을 펼쳐 6시간만에 물을 빼냈다.

침수 피해 현장 인근 식당 모습 (사진=맹찬호 기자)
침수 피해 현장 인근 식당 모습 (사진=맹찬호 기자)

 

아파트 인근 솔밭초‧중학교는 지하주차장 차량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운동장과 주차장을 모두 개방해 100여대를 수용했다. 솥밭중학교 관계자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학교 주차장과 운동장을 개방했다”고 말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침수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이범석 청주시장이 침수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11일 오전 10시 30분 이범석 청주시장, 도종환(청주 흥덕) 국회의원, 김은숙‧한재학 청주시의원 등이 피해 현장을 방문했다.

이 시장은 “5년 전과 다를 바 없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상황이 복구되면 담당 전문가와 현장조사로 석남천 일대 신설 관로 공사를 앞당겨 이와 같은 피해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침수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이범석 청주시장이 침수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도 의원은 “어젯밤 상황 보고를 받았다”며 “석남천 신설관로공사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침수 피해가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의원도 “빗물이 제대로 배수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겠다”며 “청주시가 집중호우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지원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아파트 주민들이 설치한 차수막과 모래주머니를 보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이범석 청주시장이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아파트 주민들이 설치한 차수막과 모래주머니를 보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피해 현장은 처참했다. 아파트 앞 가게에는 전날 침수로 물이 사람 허리까지 차 있었던 흔적이 남았고, 몇몇 가게 출입문과 창문 유리가 파손됐다.

인근 식당 주인 A(53)씨는 “전날보다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며 “침수로 인해 가게 내부 냉장고와 집기류, 식자재 등을 사용 못하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아파트 주민 50대 B씨는 “신설관로공사를 5년 동안 질질 끌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피해를 막기 위해 책정된 수십억의 예산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으니 행정의 잘못을 돌아봐야 한다”'며 강하게 지적했다.

석남천 신설관로계획도 (사진제공=청주시청)
석남천 신설관로계획도 (사진제공=청주시청)

 

청주환경관리본부 하수시설과 관계자는 “피해 현장은 석남천보다 지대가 낮아 지형 특성 상 폭우가 내리면 빗물이 빠져 나가기 어렵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석남천 일대 신설관로공사를 진행했지만 공정률은 77%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6월 공사가 완료되면 이와 같은 피해가 감소할 것”이라며 “수시 점검을 통해 동일한 피해가 생기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흥덕구와 복대1동 공무원, 통장, 자원봉사자 등 70여명은 피해 현장에 나와 피해 복구 지원과 긴급구호 활동을 펼쳤다.

흥덕구청 관계자는 “피해 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응급 복구를 실시하고, 비가 그친 뒤 피해 보수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충북소방본부는 9일 오전 6시부터 11일 오후 4시까지 154건(안전조치 108, 배수지원 46)의 풍수해 대비 긴급구조활동을 진행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yn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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