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청주 매화공원 주차장에서 한 일가족이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모습(사진=신우식 기자)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명절을 맞아 성묘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의 행태로 성묘객들의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3년만에 맞는 추석 청주 곳곳의 장사시설에는 성묘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성묘객들은 묘비 앞에 술과 음식 등을 꺼내 절을 올리며 고인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지만, 일부 성묘객들이 몰지각한 행태를 벌였다.

이 일가족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차량. 열린 트렁크에는 컵라면 등 음식물이 보여 피크닉을 온 것인지, 성묘를 온 것인지 헷갈린다. (사진=신우식 기자)
이 일가족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차량. 열린 트렁크에는 컵라면 등 음식물이 보여 피크닉을 온 것인지, 성묘를 온 것인지 헷갈린다. (사진=신우식 기자)

 

공원묘지 내부에선 화재 등의 위험으로 흡연이나, 취사 행위를 하면 안된다. 그러나 지난 10일 매화공원 곳곳에선 고인의 묘비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목격됐다.

서울에서 온 성묘객 김모(37)씨는 “오랫만에 가족들과 성묘하러 왔는데, 옆 봉분에 성묘하러 온 사람들이 담배를 뻑뻑 피고 있었다”며 “나도 흡연자지만 공공시설에선 예의를 지켜야 하지 않겠냐. 담배 때문에 불나면 다른 성묘객들은 무슨 피해를 보는거냐”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전 청주 매화공원 주차장에서 한 일가족이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모습. 뒤에 막걸리 병도 있어 음주운전 위험성도 있다.(사진=신우식 기자)
지난 10일 오전 청주 매화공원 주차장에서 한 일가족이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모습. 뒤에 막걸리 병도 있어 음주운전 위험성도 있다.(사진=신우식 기자)

 

흡연 외에도 성묘 후 ‘음복’을 빌미로 술을 마시는 성묘객들도 눈에 띄었다.

성묘객 박모(63)씨는 “조상님한테 술 한잔 올리고 가족끼리 한 잔 나눠 먹었는데 뭐가 문제냐”며 “이정도면 (음주측정)불어도 안나와서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화공원 주차장에선 때아닌 고기 파티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주차장에선 한 일가족이 돗자리를 편 채 불판에 고기를 구워먹었다. 이 가족 소유로 보이는 차량은 트렁크가 열려있었고, 컵라면까지 완벽하게 구비돼 있어 성묘를 하러 온 것인지 ‘피크닉’을 온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다른 성묘객들은 이 가족을 보고 “조상님이 삼겹살을 좋아하시나 보다”며 한소리 했지만, 이 가족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기를 구워 먹었다.

청주시설관리공단 매화공원 관계자는 “누가 공원 내부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공원 내부에서는 흡연, 취사행위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원에 비해 공원면적이 넓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시민분들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신우식 기자 sewo91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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