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등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이어가자 22일 오전 원/달러 환율이 1,410원에 육박하고 코스피가 2,330선으로 밀리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0포인트(0.63%) 내린 2,332.31에 장을 마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7.51포인트(1.17%) 내린 2,319.70으로 개장해 약세를 지속했다.

코스피는 오전 중 2,309.10까지 밀렸으나 이후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2억원, 2천829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홀로 3천13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5.5원 오른 1,409.7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상승한 1,398.0원에 개장한 뒤 바로 1,400원을 넘어섰고, 오름폭을 확대하면서 장 마감 직전 1,413.5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41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최고치다.

시장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경기 전망을 마주하면서 변동성을 확대했다.

연준은 9월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지난 6월부터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 금리는 3.00∼3.25%가 됐다.

또 연준은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에서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4.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1월과 12월의 2차례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추가 인상될 여지가 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다음 달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 종료될 것으로 기대됐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것이 사실상 확실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차갑게 식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 대비 국내 증시에서는 FOMC 충격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모습"이라면서도 "그동안 지속됐던 통화정책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는 연준의 점도표를 통해 당분간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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