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철 충남서북본부장

장인철 취재부 부국장/충남서북본부장
장인철 취재부 부국장/충남서북본부장

 

[동양일보 장인철 기자]‘태안유류피해 극복 기념물’이 지난 26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123만 자원봉사자들이 일군 ‘태안의 기적’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 새마을운동 기록, 이산가족 찾기 기록에 이어 현대사와 관련된 국내 기록물 중 4번째로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12월7일 사고 15주년을 앞두고 ‘태안의 기적’을 일군 자원봉사의 성지인 태안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하지만 태안군과 피해주민, 삼성발전기금 집행을 위해 설립된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등 어느 곳도 유네스코 등재를 환영하고 사고 15주년을 기념하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

삼성이 출연한 지역발전기금 3067억원중 2024억원(태안.서산.당진.서천)이 배분된 태안군의 사업비 집행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허베이조합이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4년간 집행된 사업비는 7.5% (158억원)에 그치고 있다.

2019년  모두 55억1730만원을 집행하면서 지역경제활성화 사업 및 장학 사업비로  0.52% (2867만원)만을 사용했으며, 2020년은 29억5989만원을 집행하면서 임직원 임금으로만 절반에 가까운 금액(12억3872만원)을 사용했다.

참다못한 태안군민들이 ‘삼성기금 태안배분금찾기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합 임직원 임금 등으로 좀먹는 지역발전기금 집행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정감사와 해수부 감사에 이어 감사원 감사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앞선 감사에서 지적된 사업비 부적정 집행 등에 대해 이를 처리할 허베이조합은 고법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사장 해임 등을 이유로 이사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피해주민 4명이 목숨을 던지는 희생과 눈물로 쟁취한 삼성중공업의 발전기금은 현재로서는 정상적인 집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지금 태안에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감동의 역사가 빛나도록 삼성기금이 집행되지 않는 것에 분노하는 태안군민들의 한탄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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