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농업기술원 포도다래연구소 권의석 육종재배팀장

[동양일보] 사람이나 동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물이 필수적이다. 물은 각 기관의 작동, 체온과 혈압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은 식물에게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식물은 물을 흡수해 광합성을 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얻어진 에너지를 사용해 생장과 번식에 활용한다. 물이 부족하면 나무는 광합성을 하지 못해 생장이 멈추며 생산량까지 감소된다. 물 부족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결국 나무는 말라 죽는다. 또한 물이 과도하게 공급돼도 토양 내 산소가 부족하게 돼 뿌리가 호흡을 못해 썩을 수도 있다. 따라서 농업인이 작물을 재배할 때 날씨를 살펴 물을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포도재배는 과일과 잎에 떨어지는 비를 막아 병해 발생을 줄이기 위해 비가림하우스 또는 일반 비닐하우스에서 관리되고 있어 일반 과수원과는 다른 환경특성이 있다. 비가림하우스는 비가 내리면 비가림하우스 사이의 열린 부분의 토양을 통해 일부 수분이 토양에 들어가지만, 일반 비닐하우스는 빗물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인위적으로 물을 공급해줘야 한다.

포도 과수원에서 관수시설을 활용하는 방법은 관수용 물통에 담긴 5t 또는 10t의 물을 공급하는 유형과 시간을 설정해 물을 공급하는 유형으로 크게 나뉜다. 이러한 설비를 이용해 건조한 토양에 자동관수로 물이 주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포도 과수원에 필요한 물의 양을 계산해 관수를 하는 농업인은 드물다.

기상조건과 생육시기에 따라 물의 필요량이 달라지며, 날씨가 맑은 봄과 여름에는 하루 동안 증발산 되는 물량은 3~6mm 정도로 10a에서 약 3~6톤의 물이 필요하다. 즉, 필요로 하는 물양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과수원의 면적에 기상청에서 알려주는 증발산량을 곱하면 된다.

그리고 물을 공급할 때 사용하는 스프링클러 또는 점적호스 등의 1시간 동안 공급하는 물양을 파악해 과수원에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의 증발산량은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지역별 일일 증발산량을 참고해 토양에 공급할 관수량을 설정,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현재 포도원에서 운용 중인 관수시설을 조금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활용하면 노동력은 줄고, 과수원 토양 내 적정 수분함량이 유지돼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 맛있는 과일을 생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과학적인 물관리로 생산된 포도송이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자연스럽게 미소짓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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