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경찰기동대서 폭언·가혹행위…자체 조사 착수

2012-10-11     동양일보

충남의 한 경찰기동대 간부들이 의경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자체 감찰 조사에 나섰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해당 기동대 중대장 윤모(37) 경감이 부하 직원들과 대원들에게 “‘네가 빨갱이냐, 종북주의자냐’, ‘너 영창갈래란 말을 해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는 신고가 경찰청 전의경복무점검단에 접수됐다.

신고 내용에는 복무 중 부당한 사안을 익명으로 전달할 수 있는 통로인 소원수리에 기재된 대원을 직접 추궁하거나 필적 감정을 통해 작성자를 찾아내겠다고 해 부대 내에서 불만을 표출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또 일부 지휘요원은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부대원들에게 깨스(특정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혹행위)’를 걸어 TV 시청이나 취침을 하지 못하게 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가혹행위와는 별개로 지휘요원들이 부대 관리를 소홀히 한 채 승진 공부를 하거나 시간 외 수당 보고를 허위로 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전의경복무점검단이 신고를 받고 사실 확인에 들어가자 대원들을 개별 면담해 누가 어떤 내용을 신고했는지 캐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동대는 2010년에 급성백혈병으로 숨진 박모(당시 22) 의경이 선임들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밝혀진 곳이다.

전의경복무점검단의 1차 사실확인 결과 100여명의 기동대원들이 윤 중대장을 포함해 3명의 지휘요원이 폭언과 가혹행위를 했다고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중대장은 “‘빨갱이’, ‘영창등의 단어를 언급한 적은 있지만 부하직원과 대원들의 잘못을 지적하다 나온 말로,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다“‘깨스를 건 것은 대원들이 복무규율을 위반하거나 해이해져 그랬던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경복무점검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전·의경 생활문화개선 대책을 대대적으로 벌여 깨스 등 구태를 없애려 노력해 왔다일부 직원들이 이에 역행하는 행동을 보인 것으로 판단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기동대 전체에 대한 감찰을 벌여 가혹행위가 있었는지를 가린 뒤 해당 간부들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대전/정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