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문화재단 ‘회의 따로 결정 따로’

자문기획단의 보류 결정에도 선양의원회에 보고 없이 행사 추진

2012-10-11     동양일보
 
 
 
 
 
천안시 문화재단이 흥타령춤축제 대학창작춤 경연 부문 최종 결정단계에서 자문기획단 위원들이 반대의에도 불구하고 원안대로 행사를 추진한 사실이 드러나 그 배경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올해 처음 시도된 대학 창작경연은 당초 계획됐던 26개팀 가운데 14개팀만이 참가해 반쪽행사로 치러졌으며, 10팀이 상금을 받아가 경연대회 의미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천안을 포함한 충남권 대학 팀들은 이번 경연대회에 단 한 곳도 참가하지 않은 것을 놓고 지역 무용계에서는 대회 보이콧론등 여러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천안시 문화재단과 흥타령축제 기획단 위원 등에 따르면 천안흥타령춤축제2012’(102~7) 개최에 앞서 각계 전문가 29명이 참여해 축제의 평가, 운영 전반에 걸쳐 자문역할을 하는 흥타령축제 기획단 회의가 지난 3월 두차례 열렸다.
회의에서 시 문화재단은 시상금 3000만 원을 걸고 대학에서 무용 전공을 하는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창작춤 경연대회를 올해 축제부터 신설하기로 했다고 기획단에 보고했다.
하지만 기획단 위원 대다수는 전문 무용가 무대인 대학 창작춤 대회는 주민들이 참가하고 한데 어울려 즐기는 축제를 표방하는 흥타령춤축제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보류를 결정했다.
기획단은 이미 1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시상금이 걸린 춤 경연대회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문 무용가들을 위한 또다른 경연대회에 수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은 특혜소지와 함께 예산낭비 지적을 받을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기획단의 이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시 문화재단은 축제 계획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천안시문화예술선양위원회에서 보고조차 하지 않았으며, 원안대로 행사를 확정해 축제일정에 포함했다.
회의에서 반대의견을 냈던 A 교수는 기획단에서 내린 사실상 부결과 다름없는 보류의견이 선양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없었던 사실을 뒤늦게 알고 황당했다"축제 운영에 반영조차 안되는 기획단 회의가 왜 필요한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양위원회에 참석한 기획단의 한 위원은 선양위원회는 기획단에서 논의된 사안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기획단 위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들어보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시 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기획단에서 논의된 사안이 선양위원회에서 의견이 개진되지 않아 원안대로 확정한 것이지 기획단의 의견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천안/최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