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에 대한 씁쓸한 평가

허의행 <수산초·중 교감>

2013-01-28     동양일보

 

 

연말에 아이들과 진로체험학습으로 분당에 있는 잡월드(job world)를 다녀왔다.

 

2년에 걸쳐 2000억을 들인 잡월드는 가히 진로체험교육의 메카로 각광을 받기에 충분했다. 아직 미완의 학습장과 프로그램만 확충한다면, 효과 만점일 것이다.

 

2층 직업체험관은 가장 인기있는 곳이라 예약을 못하면 체험할 수 없다. 어떠하든 빠르게 변하는 시대적 요구와 사회적 패턴에 발맞추는 진로교육은 날로 향상되고 있음에 흐뭇했다.

 

그런데 며칠 전 지역뉴스를 보고 있는데 진로교육 충북교육청 최하위라는 자막이 스쳐가는 것을 보니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 학업성취도평가 4연패라는 기록을 갖고, 전 부문에서 우수교육청으로 뜨고 있는 충북도가 그런 평가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허탈감에 밥숟가락을 놓고 말았다.

 

도대체 평가기준이 뭐야? 개념없는 분들 하며 독백을 늘어놓았지만 배신감이 앞섰다.

 

우리가 안한 게 뭐가 있어. 학교마다 진로교육 하고 있고, 무슨무슨 검사다 창제활동에 명강사초빙, 캠프 등 다 잘하고 대입진학도 지난해보다 배 이상 향상되었는데... 수긍할 수 없다. 이는 충북교육청에 대한 폄하이며, 모욕이다.

 

이에 대해 1만 5000 교육자 가족과 학교와 지역사회는 동의할 수 없으며, 설득력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진로교육과 학력은 양 날개와 같다. 한쪽 날개로는 비행할 수 없다. 학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진로교육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기초학력을 제쳐두고 개인의 진로를 묻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개인의 진로에 학력보다 영향력이 더 큰 영역은 없다. 진작부터 진로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기초학력의 토대위에 단계별로 설계되는 것이 순서이고, 평가 또한 마구잡이식으로 계량화된 수치나 비주얼프로나 전시행사물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다.

 

비교적 체계화되지 않은 또는 아직은 활성화 단계인 진로교육에 대하여 성급한 결과를 도출하고 대동소이한 프로그램과 차별화가 보이지 않는 학교들, 공허한 통계수치로 평가하여 마치 충북의 학교들은 진로교육을 안하는 것으로 인식해 하는 보도에 대하여 유감이다.

 

진로교육은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인정하고 직업의 가치를 존중하여 미래지향적 행복한 시민으로 육성하게 되는 중요성이 있다. 따라서 바른 품성과 창의적 인재양성 차원에서도 필요하며 교육적 책무감도 뒤따른다. 이를 어찌 방치할 수 있겠는가?

 

학교는 열심히 했음에도 평가는 어긋나는 수가 있다. 학생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는 1명이 20%까지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맹점이다. 숫자에 대한 신뢰보다 질이 중요하다.

 

각 시도 학생들의 졸업 후 직업과 만족도 추이는 검증된 것은 없지만 결코 타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무조건적 학벌위주 입시정책과 물질만능주의로 인하여 개인의 적성에 맞는 학과나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는 적다고 한다. 대략 35%는 무관하다고 한다. 또한 고졸자 대입 진학율이 85%로 세계 최고인데도 학과선택이나 직업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낮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의 제도적인 문제점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력이 부족하고, 아직까지도 하이트칼라 같은 명문대 인문계출신자 우대가 농후하고, 이공계는 찬밥신세 라는 꼴이 된다. 땀방울과 봉사활동의 가치가 인정받고 존중되며, 동등하게 아니 역차별 받는 학생에 대한 진로교육도 고려해야한다.

 

이는 학교교육만으로는 감당키 어렵다. 진로교육의 한계는 바로 현실적 접근과 융합 적용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거품만 키운 대학보다 실속있는 전문인 양성이 필요한 시대, 마에스터고 같은 진로전문학교가 오히려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툭하면 학생들은 진로교육을 하고 싶어하는데 관리자는 공부나 하라고 하며, 인식변화를 독촉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학교나 긍정적으로 빠듯한 시간을 할애하여 진로교육을 하고 있으며, 개인 진로상담을 철저히 하고 있다. 학교폭력 때문에 급식문제 때문에 너무 많이 두드려 맞았다. 그런데 교과부 마저 이렇게 품격을 낮게 보니 힘이 쏙 빠진다. 더욱이 충북교육은 기본에 충실하고,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언제나 모범적이었다. 평가 잘 받자고 한 일은 아님에도 적이 서운하다.

 

일선 학교와 담당부서에서는 칭찬에도 했고, 질타에도 했다. 언제라도 할 것이고 성심을 다해 해왔다. 더욱이 올해에는 진로교육체험의 해가 될 가능성이 많아 업무도 늘어날 텐데, 담당자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걱정이다.

 

 

부디 천직으로 맡은 소임, 스승의 사명감을 갖고 동량지재를 기르기 위해 애쓴 충북교육, 사제동행 진로교육 헌신하자. 진로교육 걱정마라 우린 교육부보다 더 먼저 해왔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항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