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리더를 기다리며

2013-05-07     동양일보

 요즘 신문에는 다문화에 관련된 기사가 많이 나온다. 특히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활기찬 모습이 보도되어 기분이 흐믓했다. TV에도 힘든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가정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우리 민족이 독일에 가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하와이 사탕수수밭에 가서 일하고, 미국으로 이민가서 국내에 있는 형제들에게 도움을 준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가 외국인들의 꿈의 나라가 되었다. 미국에 가서 성공한 사례를 매스컴을 통해 자주 본다. 시장이 되기도 하고, 교육감이 되기도 하여 귀감이 된 사람들이 많다. 그런 모습을 볼 때 정말 가슴이 뿌듯하고 행복감에 젖어든다. 그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반 세기는 흐른 것 같다. 이민 1.5세대가 그 주류에 있다.

우리나라에 결혼이주여성이 본격적으로 입국한 것은 1990년 대 중후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주로 전문가 집단의 소수만이 국제결혼을 했는데, 그 후 유행처럼 조선족을 필두로 해서 많은 나라 여성들이 결혼을 통해 입국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기도 했고, 이주여성 정치프로그램이 개설되기도 하였다. 다문화 정책의 입안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생각이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의견도 비슷하다. 필자는 그 동안 신문 혹은 방송을 통해 다문화정책의 일원화 및 직업 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역설하였다. 방송에서 발언을 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하지만 돌아서면 모두 잊고 만다. 정책으로 입안하면 대부분이 귀찮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브릿지 프로그램이 그렇다. 외국에서 취득한 학력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1년 정도 우리나라의 대학에서 재교육을 해서 현장에 투입하자는 것인데, 대부분은 동의하지만 대학이나 고등교육기관에 이러한 시스템은 아직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그러니 다문화가정의 해당 여성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서양의 사례에 비해 우리나라가 상당히 앞서가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이민 가족이 서양에서 자리잡는데 걸린 시간에 비하면 이들이 국회에 진출한 것은 단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이 개방적이면서도 외국인에 관대함을 알 수 있다.(사실 피부색에 대한 사고는 아직 관대하지 않다.)

결혼이주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주변인들의 시선이 어떨까 조금 두려움도 있다. 이들은 더욱 낮은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 정치에 참여했거나 높은 자리에 올라갔다고 목에 힘이 들어가면 오히려 다른 결혼이주여성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있는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을 보면 행복해 질 때가 많다. 특히 한글지도사 자격을 받고 봉사하는 제자들을 보면 더욱 행복하다.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병원에 가서 통역봉사도 하고, 새로 입국하는 여성들을 찾아가서 상담과 교육을 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다. 이제 이들이 정계에 입문한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들의 어려움을 직접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안티 다문화의 반감 때문이다. 정당에 소속되어 정치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가 되어야 하는데, 의석 수는 한계가 있고, 직접 선거에 나서기에는 아직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표를 얻어서 당선되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기 만큼 어렵다. 이들이 정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사실이 살기가 좋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상생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한다. 반목하지 않고 서로를 보듬으면서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의지를 펼칠 수 있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결혼이주여성이 정치인이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은 참으로 앞서가는 나라다. 이미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 나왔으니 더욱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혼을 통해 다른 나라에 온 것 자체가 모험심이 강하다고 할 수 있으니 정치계로 나서는 것도 능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대한민국이 세계의 으뜸이 되는 그날가지 모두가 하나가 되길 기원해 본다.

봄은 이미 세상을 푸르름으로 가득 채웠는데 다문화가정에 봄은 언제 오려나?

<중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