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이는 밤

2013-09-11     동양일보

강은영(한국화가) 작, ‘내마음을 알지?’

 


별 헤이는 밤

 

정일원(연출가·충북예총부회장)

대한민국의 계절은 좋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단다. 외국을 많이 나가보지 않은 나로서는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아마도 4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 나무는 단단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고 어느 건축학 교수가 나에게 말해준적이 있다. 50도씩이나 차이가 나는 기온을 견디기 때문이란다.

여름엔 섭씨 30도에 겨울엔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니 그럴 만도 하다.

좋기로는 4계절 중 어느 계절인들 어떠랴. 계절은 저마다 제몫을 하고 있으니 우리는 그 계절 속에서 계절이 주는 맛대로 음미하고 흠뻑 빠져서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 을. 마치 우리나라 나무들처럼 말이다.

그중에서도 손꼽으라면, ‘가을’ 이랄까?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있다.

가을밤, 마당 옆 감나무 밑에 평상을 펴고 누워 맑은 밤하늘의 무수히 많은 별을 봤다.

그 영롱한 별들을 보면서 저별은 내별, 저별은 네별 하면서 사랑을 익혀가는 나이가 아니었기에 그런 맛은 몰랐었다. 그저 끝없는 공상만 키우고 있었다.

왜 별은 저리도 많을까? 얼마나 멀리 있을까? 왜 별은 지구로 떨어지지 않을까? 거기도 사람이 있을까? 풀지 못한 호기심만 무한대로 키우고 있었다.

내가 연극을 하지 않고 우주과학자가 되었더라면 알 수 있었을까?

이제 하얀 머리로 옛날처럼 그렇게 누어서 별을 본다면 어떤 생각이 날까?

내가 숨 거두면 옛날에 봐 두었던 그 별로 갈까?

그 별은 지금도 감나무잎 사이로 나를 찾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