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검은 먹물 속 ‘신철우의 색’ 담고 싶어요.”

서예가 신철우 동방서예원 원장
진정성 있는 글씨 위해 문학·미학 등 섭렵
서예 본향 찾아 1년2개월 중국 유학 감행
“고전의 농후함 배어 있는 푹 익은 작품,
전통 기반 위에 자유로움 담고 싶어”

2014-02-10     김재옥

일곱 평 남짓, 그의 작업실은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고 있는 듯 했다. 작은 전기 가마가 있고, 문학·철학·미술·미학 등 다양한 책들이 책장을 빼곡하게 차지하고 있었다. 책상에 읽다가 잠시 둔 책도 추상화 감상에 관한 것이었다.
젊은 서예가 신철우(42·청주시 흥덕구 개신동·010-4330-5909)씨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자신의 전공인 서예에 대한 것은 물론이고 문학과 역사, 미학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을 읽고 있다고도 했다. 모두 진정성 있는 글씨를 쓰기 위해 그가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들이었다.
처음부터 그가 진정성 있는 글씨를 고민한 것은 아니었다. 선생님의 칭찬과 상이 주는 우쭐함에 서예를 시작한 초등학교 시절이 있었고, 멋진 글씨 쓰는 것이 유일한 목표로 매일 아침 서예실에서 홀로 글씨를 썼던 고등학생 시절도 있었다. 서예가를 평생의 과업으로 삼겠다고 생각해 계명대 서예학과에 진학할 때도 그는 진정성 있는 글씨나 자신만의 세계 구축에 대해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막연하게 잘 쓰는 서예가가 되는 것이 어렴풋한 꿈의 씨앗이었다.
졸업 후에도 대부분의 서예학과 학생들이 걷는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워낙 어린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 덕분에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안에도 그는 신나게 일했고, 손익 계산을 따져보고 학원을 운영하지 않았지만 2년의 시간동안 1000만원이라는 돈이 모였다고.
평생의 과업으로 생각했던 서예를 하면서도 생활비를 벌 수 있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즐거움을 느꼈지만 그는 학원을 정리하고 돌연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서예의 본향에서 서예의 가치를 찾고 문화로서 서예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서예의 기법적인 면은 노력과 사사를 통해서 습득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색을 가진 작품을 만들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신철우만의 색을 가진 진정성 있는 글씨를 쓰기 위해 중국으로 떠난 그는 두 달 여 동안 상해와 항주 등에 머물며 서예가 생활 깊숙이 녹아 있는 중국의 문화와 만났다. 그 후 중국서안서북대학교에서 서법과 전각을 수학하며 더욱 가까이 서예의 세계에 다가갔다.
대부분의 서예가가 글씨 잘 쓰는 것에 목표를 둔다면, 그는 전통의 기반 위에 미적으로도 가치 있는 글씨를 쓰고 싶다. 그러려면 다양한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귀국 후 고려대 대학원에서 중국어 전공으로 문학석사 과정을 마친 것도 그 때문이다.
서예가로서 거두고 싶은 열매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세 가지로 말한다. ‘고전의 농후함이 짙게 녹아 있는 푹 익은 글씨시대가 원하는 미감이 묻어나는 작품’, ‘전통의 복원개념으로서의 서예 유산으로.
그가 전각과 서각, 캘리그라피와 배첩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신철우 서예가는 최근에 와서 작품 하는 것이 즐겁고 기쁘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창작하는 것도 즐겁지만, 그보다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
작품을 평가받는 것에 있어서 전에는 실력 외에 작용하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었는데, 갈수록 세상이 투명해지고 있어 좋은 작품은 어떻게든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전시 때마다 매번 새로운 작품을 내놓고 있고, 앞으로도 쭉 이어나갈 계획이다.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 작품을 내놓는 것이 언제나 서예가의 목표 1번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형화된 액자의 틀 안에서도 삶이 숨결이 느껴지는 작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 서예가는 1973년 청원군 문의면 출신으로 충북미술대전 대상, 직지국제서예대전 장려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상, 진중작품공모 육군참모총장상을 수상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교육원을 수료했고, 개인전은 물론 200여차례의 국내 그룹전과 50여차례 국제교류전에 참여했다.
현재 동방서예원 원장과 청주미술협회 사무국장,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김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