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개정 논란’ 중고차매매단지 해법은

충북도 조례 개정 두고 중고차 업체 간 ‘손익계산’ 분주

2014-05-11     이도근


최근 몇 년 새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중고차매매단지는 자동차관리법 개정 등에 따른 고질적인 공간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주시의 경우도 노상 불법주차는 물론 주변 통행로의 교통 혼잡으로 인해 중고차매매단지의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는 등 신규 중고차단지의 조성이 시급해지고 있다. 
그러나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복잡한 손익계산에 따라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신규 중고차 매매단지 진입로 폭과 관련한 ’충북도 관리사업 등록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조례‘ 개정과 관련한 갈등도 이 같은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일보는 지역 중고차단지의 현실과 지자체의 해법 등에 대해 살펴본다.<편집자>
 
● 청주지역 중고자동차시장 재편 움직임
청주시내 중고차시장의 고질적인 공간부족은 이미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노상 불법주정차는 물론, 주변통행로의 교통 혼잡도 끊이지 않는다. 이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도 빗발쳐 신규 중고차단지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청주지역에 형성된 중고차 시장의 일부 지주들이 재 임대를 거부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신설 중고차시장으로의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고차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동차 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전 등록대수는 모두 337만7084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보다 9만2655대 증가한 수치다. 올해 신규 등록대수는 155만8408대로 중고차 거래량이 신차 판매보다 약 2.2배 많았다.
중고차시장은 2009년까지 신규 등록보다 1.4배 정도 많았으나 2010년 1.8배로 급격하게 증가한 뒤 2011년 이후에는 신차 판매보다 2.1배 큰 규모를 유지했다. 
청주지역도 마찬가지로, 2009년 청주시의 이전 등록대수는 3만8600여건이었으나 201년 5만5000여건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 5만3400여건으로 2009년에 비해 38.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주지역의 경우 매매단지를 통한 거래는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의 영향으로 인한 오픈 마켓 활성화,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입 등의 이유도 있지만, 택지·공업지구 개발과 법적분쟁 등에 의한 기존 매매단지 축소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도내 최대 규모인 청주 미평중고차매매단지는 인근지역 개발로 매장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청주 주중동 엑스포중고차매매단지 등은 율량지구 택지개발 등으로 시장 위축 등이 우려된다. 
공항중고차매매단지도 현대A/S센터가 들어섬에 따라 기존 매매단지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중부중고차매매단지는 사업자와 지주 간 법정분쟁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주지역 사업장의 경우 개설초기와 달리 주변에 부가가치가 높은 타 업종이 들어섬에 따라 지가와 임대료가 크게 오르고, 일부 지주들이 재 임대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법적 분쟁을 벌이게 되자 신규 단지 조성을 희망해왔다. 
최근 청주에서는 가칭 용정중고차매매단지가 청주시의 조건부 건축허가를 얻어 공사 중이며, 송절동과 장성동에도 신규 매매단지 조성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충북도 자동차관리사업 등록기준 및 절차에 곤한 일부 개정 조례안’이 충북도의회를 통과하면서 매매단지 조성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기관이 중고차 매매상사를 허가할 때 가장 까다로운 조건 중 하나인 진출입로 확보 기준이 수정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매매단지를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오픈마켓의 경우 잇단 중고차판매사기 사건이 발생하는 등 신뢰도에 타격을 입고 있어 소비자들이 직접 얼굴을 대면하고 판매할 수 있는 매매단지로 다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조례 개정 논란…불이익 등 셈법 작용”
자동차매매단지 신규조성에 따른 중고차시장 개편과 맞물려 기존 업자들의 손익계산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중고자동차 출입구 도로 폭 제한규정을 수정하는 충북도 조례개정과 관련한 찬반논란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충북도의회는 지난 3월 20일 328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건설소방위원회가 올린 ‘충북도 자동차관리사업 등록기준 및 절차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안’을 가결했다.
건설소방위 소속 박문희(민주·청원1)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은 행정기관이 중고차 매매상사를 허가할 때 가장 까다로운 조건 중 하나인 진입로 확보 기준을 수정했다.
당초 입법예고 당시에는 ‘전시시설이 도로폭 8m 이상의 도로에 붙어 있어야 한다. 다만 기존 도로 폭 6m 이상의 도로에 붙어있는 경우는 허용한다’는 내용이었으나 ‘출구 및 입구는 도로 폭 8m 이상의 도로에 붙어 있어야 한다. 다만 기존 도로폭 6m 이상의 도로에 붙어있는 경우는 허용한다’는 것으로 수정됐다.
시민단체 등은 이 개정안이 규정을 크게 완화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면서 난개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이들은 “중고차 매매단지 출입구 폭을 현행 12m에서 8m나 6m로 완화하면 매매업 자체보다는 부동산 개발을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수요가 분명히 증가할 것”이라며 “도심 주변 자동차 매매단지 난립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업계 내부에선 ‘특정업자 봐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충북지역 대다수 중고차단지들이 도로 폭 6m 진출입로로 영업하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이 반발하는 것은 신규 자동차단지 조성에 따른 시장개편 우려 등의 속셈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체 한 관계자는 “기존 진출입로 폭을 12m 이상으로 만든 일부 자동차매매단지들이 형평성 문제 등을 들며 조례안 개정에 반발 움직임이 컸다”면서 “신규 단지 조성에 따른 불이익 등 손익계산의 셈법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의 자동차 등록기준 조례는 지난 2000년 제정됐다. 당시에는 연면적 330㎡ 이상의 자동차전용시설과 사무실이면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입·출구 도로폭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최소 6m 이상의 도로폭 만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른바 ‘12m 규정’은 국토교통부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한 2012년 11월 23일부터 적용됐다. 당시 국토부가 전시시설이 있는 12m 이상의 도로에 붙어 있어야 자동차관리사업(매매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도시지역 외의 지역 기준은 8m 이상으로 정했다. 하지만 이 규정은 10개월 만에 삭제됐다. 이에 따라 충북지역 대부분의 중고차매매단지들이 ‘6m 진출입로 기준’으로 영업을 할 수 있었다. 
조례 개정이 신규 단지 조성을 희망하는 사업자들에게는 오히려 ‘규제 강화’라는 의견도 있다. 건축법에 의해 바닥면적 기준으로 진입로를 확보하면 가능했던 것이 오히려 도의회 조례 제정으로 8m 도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로 폭 기준이 있던 다른 지역과 달리 충북은 2012년 당시 국토부 규정 삭제가 곧 ‘규제 완화’와 다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 업체난립·난개발 우려… 지자체 해법?
자동차매매단지 등록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충북도 자동차관리사업 등록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신규 매매단지 조성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체 난립이나 난개발 우려 등 일부 지적에 대한 도내 지자체의 해법에 관심이 쏠린다.
충북도의회가 지난 3월 종전 도 조례기준이 없어 자동차관리법이나 건축법에 따라 출입구에 폭 12m 도로를 개설해야 했던 중고차 매매단지 등록 조건을 도로폭 8m 이상(기존 매매단지는 6m 이상)으로 개정했기 때문. 
이 같은 조례 개정은 현재 진행되거나 계획 중인 청주지역 신규 자동차매매단지 조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주에는 2003년 10월 주중동 엑스포자동차매매단지가 조성된 후 10년간 추가 조성이 없었다가 2012년 강서동 서청주자동차매매단지, 올해 주중동 청주자동차매매단지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용정동에는 가칭 용정중고차매매단지가 조건부 건축허가를 얻어 공사하고 있으며, 송절동에도 2만3000㎡ 부지에 매매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장성동에도 6900여㎡ 부지 규모의 매매단지 조성을 위한 용도변경 신청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주중동 엑스포중고차단지와 미평중고차단지는 율량지구 택지개발 등 인근지역 개발로 매장위축이 불가피하고, 공항중고차단지 또한 인근 현대 A/S센터 입주 이후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따라서 기존 단지 규모 축소와 신규 단지가 잇따라 조성되면 입주 매매업체들의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매업체가 정체되는 상황에서 신규 단지의 조성되면 ‘입주업체 빼내기’가 확산될 뿐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충북지역 중고차매매업체는 지난 2006년 200여곳에서 현재 170여곳으로 감소했다. 청주에는 현재 102개 업체가 영업 중이다.
이에 대해 청원군이 시행하는 ‘중고차 매매단지 총량제’ 적용이 안전장치의 한 방법으로 제시된다. 
자동차관리법 53조 4항 규정에 따라 해당 지자체장이 지역에 들어올 수 있는 매매단지 정수를 정해 이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매매단지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등록기준과 관계없이 행정기관이 등록범위를 정할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더불어 최근 전국 지자체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발전 방안도 해법이 될 수 있다. 매매에서 보험가입, 수리 등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 중고차시장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는 장안평 매매시장과 자동차 중앙부품상가 시설을 현대화하고, 매매센터·경매장·물류센터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규제개혁 대상으로 떠오른 튜닝산업까지 한 곳에 집결시키겠다는 것이다.
울산지역도 기존 울산자동차매매단지와 함께 최근 승인된 북울산자동차매매단지를 인근 물류단지 등과 연계, 매매에서 A/S까지 처리할 수 있는 복합단지로의 조성 필요성이 제시됐다.
청주지역도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용정중고차매매단지가 경매장을 비롯해 성능검사장, 물류센터 등을 입점 시킬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중고차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져 소비자 편익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매매단지들이 이미 중고판매업과 자동차부품·내장용품 판매업, 정비업 등 관련 업종이 집적된 형태의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도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