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선거지원단 활동을 마치며
강석순 서산시선거관리위원회 공정선거지원단
2014-06-08 동양일보
충청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정선거지원단 발대식 행사를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선거를 마쳤다. 하루가 참 빠르게 흘렀다.
보통 사람들은 ‘공정선거지원단’이라고 하면 생소해 하거나 단기간만 하고 끝나는 편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인 부분만 본 좁은 생각이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팀을 이루고 활동하는 시간 동안 항상 함께 행동한다는 것이 쉬워 보일수도 있지만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매번 변하는 상황에 따라 일의 신속, 정확한 처리를 위해 의견 조율을 통한 역할 분담이 어려웠을 텐데 내가 본 팀은 팀원들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주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모습에서 배려와 화합이 무엇인가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팀을 이끄는 사람과 제 몫을 다하려는 팀원들의 바람직한 자세의 표본이란 생각이 들었다. 공정선거지원단의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대전에서만 살았던 내가 서산에 내려와 10여 년 동안 살면서도 모르고 있었던 지역 곳곳을 알게 되었고 선거와 공정선거지원단의 역할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초면인 어르신들을 만나 6. 4 지방선거에 관한 홍보를 하며 이야기도 들어 드리곤 했다. 가끔은 홍보용으로 드린 사탕을 받으시면서 “이거 먹고 50배로 물어내는 것 아니야? 누구 찍으라고?”라며 화를 내거나 경계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이런 분들에게는 나의 소속이 정당이 아닌 서산시선거관리위원회 공정선거지원단임을 이해하실 수 있게 말씀드리곤 했다. 공정선거지원단에서 일하시는 분 중에는 특정 정당의 후보를 뽑으라고 나온 것이 아니라 어르신의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하시고, 부득이하게 선거일에 투표를 하실 수 없을 때는 5월 30일과 31일에 계신 곳에서 가장 가까운 사전선거투표소에 가셔서 투표를 하실 수 있으니까 꼭 참여 하시라며 차분한 목소리로 경계심이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분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하는 일에 대해 바르게 알고 있지 못해 오해하기도 했다. 공정선거지원단도 자신의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 책임이 따르며 유권자들에게 선거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되어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듯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신중하게 행동했다.
얼마 전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잠기게 한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다. 너도나도 실종된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구조되길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데 뉴스에서 보도되는 내용은 충격의 연속이다. 이 참사의 원인이 불법, 부실, 부조리에 의한 인재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 안타까운 희생에 누가, 어떤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어린 나이에 어른들의 잘못으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지고만 학생들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너무나 마음 아프고 그 부모들에게 무슨 위로의 말을 전할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이렇게 전 국민의 관심이 온통 세월호 침몰이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고의 상처를 보듬기도 버거워 곧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뒷전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곤 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하려면 어떤 후보가 기득권의 이익보다 자신이 속한 지역민과 자치단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기본을 지키며 일을 수행할 수 있을지 올바르게 판단하고 선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과 실종자들의 조속한 구조와 그 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살아서 돌아온 사람들의 안정과 평온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또한 구조를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하시는 분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