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단체장, 흔들리는 지역민심③

유영훈 진천군수

2015-02-04     동양일보

(동양일보 지역종합) 유영훈 진천군수가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경쟁 후보였던 김종필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진천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내 갈등과 혼란이 채 봉합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유 군수가 중도사퇴할 경우, 지역주민 사이의 분열과 혼란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들이나 지지자들간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다시 평온함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진천지역은 후보자들간 법정 공방으로 지금까지도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그렇다고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위법 논란에 대해 선거라는 특성을 감안해 묵인할 수는 없다는 정서가 혼재하면서 이래저래 시끄럽다.

특히 단체장 중도 교체에 따른 군정 방향의 변화에 따른 행정 혼란과 지역사회내 새로운 갈등 야기 등 지역발전과 주민생활 안정에도 적잖은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재판부 판단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는 지난달 23일 불구속기소된 유 군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유 군수가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기소된 것은 방송토론회에서 김 후보에 대한 사채업 의혹과 도로공사 관련 사업비 삭감 의혹 등을 질문 형태로 공표한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 또는 직위를 상실하게 된다.

재판부는 "근거가 약한 의혹 제기를 광범위하게 허용하면 나중에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더라도 의혹을 받은 후보자의 명예가 훼손되고, 유권자의 선택을 오도하게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제기한 의혹을 입증할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했고, 사실을 확인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유 군수가 의혹을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유 군수와 김 후보간 득표 차가 불과 263표로 선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유 군수가 선거에 이득을 얻기 위해 경쟁 후보와 관련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표, 박빙 구도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도록 한 만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유 군수에 대한 형량이 높은 것은 선거법 중에서도 허위사실 공표죄는 다른 죄에 비해 엄하게 처벌할 만큼 중대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유 군수는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TV토론회 등을 통해 '김 후보가 도의원 시절 진천군 도로사업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거나 '김 후보가 사채업을 했다'고 발언, 김 후보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유 군수 측 주장
이에 대해 유 군수 측은 “허위사실 공표죄를 적용하기 위해선 주장한 내용이 허위인지 아닌지가 명확해야 한다”며 “또 명백히 허위임에도 이를 공표한 것과, 허위라고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장한 행위는 분명히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 군수 측은 김 후보의 사채업 의혹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김 후보가 사채업을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고, 김 후보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증인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를 허위로 인식하기보다는 사실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며 “증인 A씨는 ‘친구인 B씨가 김 후보에게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자신이 보증을 섰으며, B씨가 빚을 갚지 않고 잠적하는 바람에 보증인이라는 이유로 B씨를 대신해 빚을 갚았고, 이 과정에서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지불했고, 김 후보가 운영하는 자동차 대리점에서 차량을 할부로 구입해 팔게 한 뒤 할부금을 납부하도록 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만큼 이를 사실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유 군수 측은 도로공사 관련 사업비 삭감 의혹에 대해서도 “진천군 스포츠시설타운 조성사업 관련 예산을 당시 충북도의원이던 김 후보가 주도적으로 관련 예산 삭감을 했다는 내용이 당시 도의회 속기록에 적시돼 있다”며 “동료 도의원 등으로부터도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는 말을 들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또한 사실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 군수 측은 특히 대법원 판례에서도 ‘허위사실 공표죄는 고의의 내용으로 공표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의 인식이 필요하다’고 판결한 점을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유 군수 측은 증인이 김 후보에게 피해를 당했다며 구체적인 진술을 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 혼란
유 군수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진천지역 민심은 지역사회에 또 다른 갈등과 분열 초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쟁이 불가피한 선거 특성상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지난 지방선거로 인한 지역사회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갈등과 분열이 더해질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현안사업 추진 차질을 염려하는 공직 내부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유 군수는 진천군을 국제교육도시로 육성, 진천시로 승격시키겠다는 의지를 군정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테마파크 조성, 중국어캠프 운영, 이색 테마 도서관 건립,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 등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지역사회와 공직 내부의 혼란은 벌써부터 표면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재선거를 기정사실화, 재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지지 후보별로 갈라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직 내부적으로도 복지부동에 따른 현안사업 답보, 유력 후보에 대한 줄서기 행태 등 행정 난맥상이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