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조합장선거 깨끗하고 투명하게 치르자<이순길>

이순길 단양군 선관위 사무과장

2015-03-09     동양일보
 

311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90년 중반 8년에 걸쳐 조합장을 역임하면서 주변과 친척들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을 받으면서 살던 친척분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얼마 전 하소연 하듯이 하신 말씀이 가슴속 깊이 남아있다.

그분은 지방에 있는 조합의 조합장 선거에 3번 출마하여 처음 두 번은 당선되고 마지막 출마한 선거에서는 낙선하여 가지고 있던 재산 대부분을 탕진하고 나서 지금은 후회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보통 조합장을 두 번 하였으면 재산도 꽤 모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자세한 내막을 듣고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수년전 까지만 해도 암암리에 선거운동을 해주는 조직원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금품을 주어야 하고 유권자인 조합원들에게도 금품과 음식물을 제공하여야 하는 것이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관례.

선거가 과열된 조합장선거는 35억원 정도 소요되는데 임기 중 급여만으로는 도저히 그 비용을 충당할 수 없다. 그나마 당선되면 다행인데 만약 낙선이라도 하면 말 그대로 패가망신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가슴 아픈 사연이다. 더욱더 아픈 것은 선거 때 들어간 불법비용의 액수만큼 그 피해가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흔히 말하길 선거 때 들어간 비용은 당선이 되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원상복귀 시킨다고 한다. 이처럼 결과가 뻔 한 것을 왜 과감히 끊지 못하고 계속 이어오고 있는 것일까?

최근 EU,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FTA가 체결되어 농민들의 경우 여러 가지로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 조합들의 경영 여건도 갈수록 어려움을 더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는 조합사정을 잘 알고 경영마인드를 갖춘 선장이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참된 일꾼을 뽑아야 하는 것이다. 이번 조합장선거는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금권선거의 멍에에서 자유로운 조합장을 뽑아보자.

선거 때 들어간 불법자금을 메우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이 오로지 조합발전을 위해서만 헌신할 수 있는 그런 조합장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 때가 되면 무엇인가 바라게 되는 마지막 남은 기대심리마저 완전히 버려야 한다. 유권자에게 돈다발이나 선물을 주고 음식물을 대접하는 후보자를 나무랄 수 있는 그런 선거풍토가 필요하다.

선관위는 후보자들을 만나는 설명회 자리에서 만일 단돈 만원이라도 금권선거가 적발되면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는 의지를 확고히 전달했고 참석한 후보자들도 모두 동의했다.

돈이 안들어가면 후보자도 마음 편하고 좋으니까 선관위에서 강력하게 단속해 줄 것을 요청하는 후보자도 있었다.

이제는 유권자들이 확실하게 거절하면 선거는 깨끗해지고 조합 운영도 더욱더 투명해질 것이라고 감히 장담해 본다.

조합원 여러분! 우리 손잡고 꼬~옥 약속해요. 양심을 팔고 조합발전을 가로막는 금권선거, 받지도 요구하지도 바라지도 않겠다고요. 그 대신 이익 많이 발생하면 배당금 받아 부자 되겠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