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충주시의회에 접수된 2건의 청원서,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윤규상>

윤규상(편집국 부국장/충주지역 담당)

2016-05-22     윤규상 기자

충주시의회가 최근 접수된 2건의 청원서 처리를 놓고 이러저러한 여론에 휩싸이고 있다.
접수된 청원서 한 건은 관내 면 지역에 새로 들어서는 레미콘공장의 설립을 결사반대한다는 의견을 담은 내용을 골자로 한 행정사무감사 청원서가 시의회에 제출됐다.
허가과정의 문제점과 주민들의 환경 피해가 예상되고 있으니 시의회에서 상세히 감사해 주민들이 시 행정과 공무원의 무한신뢰 속에서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 건으로 접수된 청원은 공장설립 반대대책위를 꾸린 주민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관련법에 따라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리가 무기한 연장됐다. 
또 한건은 충주지역에서 고형연료(SRF) 소각시설을 가동 중인 한 외국계 회사의 열 공급 확대를 위한 배관설치 허가를 막아달라는 내용으로 청원서가 접수됐다.
충주지역 7개 시민·단체연합으로 구성된 공장폐쇄투쟁범시민연합은 청원서를 제출하고 해당 업체의 고형연료(SRF) 소각시설 조사특위 구성을 시의회에 요구했다.
범시민연합은 청원서를 통해 이 업체의 환경문제로 인해 주민 간 갈등과 분열, 반목 등이 심각해지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청원서 요지에 기재했다.
특히 범시민연합은 해당 업체 폐쇄를 위해 10만인 서명운동과 시청 앞 광장 집회, 환경음악회 등을 열어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낸다는 계획도 소상히 밝혔다.
22만 충주시민이 청정충주 지역에 다이옥신 피해에 상시 노출되고 환경문제로 인한 경제적 손실로 서민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환경 유해성 논란을 빚는 SRF 소각시설에 대한 시의회 차원의 객관적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았다.
환경 피해 불안으로부터 시민들이 벗어날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해 달라는 취지도 부연했다.
2건의 청원 모두 반드시 의원 소개가 필요하다는 법적 조항으로 충주시의원 2명이 소개서에 서명 날인해 청원서를 접수시켰다.
청원(請願)의 의미는 국민이 정부나 지자체 등 행정기관에 행정 처리를 요구하는 국민의 권리고, 해당 행정기관에 청원을 접수할 경우 당연히 심사할 의무를 갖고 있다.
지방자치법에 청원 사항을 규정한 것은 헌법상 국민의 청원권을 지방의회에 구체화한 것으로 공정하고 성실하게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시의회 청원서 접수를 바라보는 지역사회 시각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 부류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공무원의 행정행위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다.
공무원의 행정행위는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구조로 여러 부서와 공무원들이 연관돼 있고 적용법규와 법적사항을 세심히 살펴본 뒤 가·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주민들이 제출한 청원서 내용이 알려지자 이런 행정시스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정인의 ‘끗발’ 여부도 과거 이야기고 민원사무처리규정 상 이 같은 가능성은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여론이 행정을 좀(?) 잘 아는 부류들의 논리다.
‘때가 어느 때인데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하는 절대 긍정론도 밑바닥 여론으로 깔려있다.
부정적 의견은 누구보다도 지자체 행정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시의원들이 너무 ‘포퓰리즘(populism)’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인기영합주의로 번역되고 있는 ‘포퓰리즘’은 대부분 상반된 사고를 지닌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주민들에게 결과가 뻔히 예측되는 사실을 숨긴 채 동조 내지는 해결 메시지를 강하게 줘 내 편으로 끌고 가려는 속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의회에 제출된 청원서는 심사 의무는 지지만 반드시 채택할 의무가 없어 자칫 이해관계인이나 지자체에 압박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이런 이유로 지자체 행정시스템을 너무 잘 알고 결과물이 뻔한 사실을 주민들에게 호도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레미콘공장 설립을 결사반대하거나 고형연료 소각시설 가동을 반대하더라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관련법규를 제대로 확인할 경우 지역사회 여론이 양분되지 않을게 분명하다.
집행부는 시의회 동의 없이 단 한 발짝도 행정을 추진해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고, 시의회 ‘끗발’ 역시 어마어마하다.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서도 정기적으로 집행부 공무원들을 다그치고, 모든 업무를 감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굳이 청원서에 서명해 접수하고 특위까지 구성할 경우 무엇을 얻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원회에 회부된 청원 취지가 국가 및 지자체 시책에 어긋나는 등 타당성이 없을 경우 본회의에 부의하지 못한다고 시의회 청원심사 규칙에 나와 있다.
본회의에 부의해야만 특위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위원회에서 처리할 경우 상임위 활동이 법적으로 보장되고 행정사무감사를 할 수 있기에 청원은 애당초 물 건너간 듯하다.
충주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고 있고 이 같은 시책을 펼친 결과 큰 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청원서 접수가 이 경우에 ‘딱’ 걸린다는 판단이 든다.
만일 외지에서 기업이 충주로 오고 싶어도 마치 ‘주민들이 기업체를 애먹이는 도시’라는 것으로 비춰져 못 오는 기업이 생기면 과연 그 책임은 시의회가 질지 되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