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기억될 '에티오피아'의 눈물과 희망<박노열>

박노열(청주시 상당구 주민복지과장)

2017-03-23     동양일보

 한국전에 참전한 에티오피아의 강뉴(KagNew, 에티오피아어로 ‘격파’)부대를 기억하자!  1951년 에티오피아의 황제 셀라시는 근위대 3개 대대병력 6,037명(우리나라 사단병력)을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지상군 사단병력을 파병한다. 그들은 셀라시 황제로부터 ‘이길 때 까지 싸우라’는 황명을 받고 253회의 전투에서 122명의 전사자와 536명의 부상자를 내고도 한명의 포로를 남기지 않고 용맹과 따스한 인간애를 우리에게 남기고 아무런  대가 없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들 조국의 현실은 냉혹했다. 1974년부터 1991년 까지 맹기스투 공산정권으로 친북일변도 정책에 따라 핍박과 천대,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는 고난을 겪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공산정권이 축출되고 1995년 총선을 통해 에티오피아 연방민주공화국이 출범하였으며 세월의 흐름속에 많은 참전용사가 거룩한 이름만을 남기고 죽었으며 현재 100여명의 용사가 생존하고 있다.

  한국은 은혜를 절대 저버리는 나라가 아님을 확인시켜 주듯 많은 민관기관 단체가 90년도 중반부터 적극적인 후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후원 사업이 단기성에 그친 반면 그중에서도 동양일보와 월드비전 충북지부에서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랑의 점심나누기’ 캠페인은 96년부터 지금까지 22년간 지속되고 있고 충북도민의 성금의 일부를 매년 에티오피아 코리아마을 학교건립 및 빈곤아동 교육에 사용되고 있다.

  2017년 3월 8일 에티오피아 충북방문단은 2400미터의 고산지대를 깎아 만든 도시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했다. 이른 시각에 도착한 아디스아바바의 첫 인상은 심한 매연과 고산증을 느끼는 멍멍함으로 시작했다. 다행히 우리를 이끄는 동양일보 조철호 단장의 막힘없는 설명으로 상황마다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지만 교통의 집중과 심한 매연만큼은 좀처럼 참을 수가 없었고 지저분한 거리와 남루한 옷차림과 허름한 건축물 등이 우리의 60년대를 대변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오찬을 마치고 몰라쇼 대통령을 만나 환담을 나누었고 조철호 단장은 ‘참전용사들이 사라져도 지속적인 후원행사를 지속하겠다.’라고 하였고 대통령께서는 ‘우정을 지속하는 대한민국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이제는 빚진 것이 없다면서 두 나라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상호이익의 관계를 지속하자’라고 화답하였다.

  대통령궁을 떠나 에티오피아 한국전쟁기념관을 방문하여 참전용사에 대한 헌화, 묵념을 드리고 참전용사의 환영을 받으면서 나는 소리 없는 작은 감동이 저 밑바닥에서부터 소용돌이가 되어 휘 몰아 올라옴을 느낄 수 있었다. 뜨거운 심장의 고동 소리가 잠잠해 질 때 우리일행은 방명록에 “한국인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여러분의 피로 맺은 우정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조철호 단장이 먼저 서명하고 뒤를 이어 우리 모두가 서명하였다. 숙연함을 뒤로하고 참전용사 회장으로부터 그간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두 번째 공식일정은 지난 5년간 지원해 온 아디스아바바의 시로메다 청소년 직업기술학교 준공식에서 진한 우정과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식장을 입장하는데 갑자기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 소박한 환영식에서 그들이 진정으로 충청북도 도민의 성금으로 지어진 학교를 감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준공식에는 학부모 및 행정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하였으며 준공식이후 우리일행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후원해온 다른 곳들, ICT학교, 히브렛 휘레 초등학교 등을 돌아보면서 충청북도 도민의 성금이 많은 곳에 결실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공식일정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서남쪽으로 4시간(198㎞) 거리에 있는 에너모레나 에너 지역을 방문해 충북빌리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것으로 이 지역은 커피와 낙농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행정구역 단위로 면(面)의 규모지만 70개의 리와 인구 26만명이 거주하는 큰 지역으로 초등학교가 80여개교가 있다고 한다. 이곳에 월드비전 지역분소가 위치하여 지역주민과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교육열이 낮고 빈곤한 주민들이 감당하기에 큰 부담이 되는 교육비와 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학교와 교사가 부족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보다는 집안일을 돕거나 목축업을 강요할 수밖에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또한 보건 문제가 시급하고 병원도 이 지역 에서는 볼 수 없고 멀리 떨어진 곳에 접근이 어려운 실정으로 말라리아 질병은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일부 학부모나 지역의 리더 들이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의욕이 높아 성장 가능성과 학교교사의 지역의 확대 재생산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문에서 희망을 본 것은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에티오피아는 3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가진 나라로 BC 1000년경 솔로몬왕과의 일화설로 아들 메넬리크를 낳았는데 그가 에티오피아를 건국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발랄하고 미소가 곱고 에티오피아의 자존심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는 넓은 국유지와 풍부한 노동력으로 발전 잠재력이 큰 나라이다.
끝없이 보이지 않는 평원과 수림, 밀림지역 등 미지의 세계로 남겨둔 아프리카의 큰 보물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많은 학교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도로를 따라 도시와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그 가운데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가 많이 있음에  새삼 놀라웠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각자의 공책마다 빼곡히 들어선 글자들에서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졌고 빛나는 눈동자에서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