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시-토란잎 우산 임성구 2017-06-22 동양일보 먼지 풀풀 날리며 빨간 버스 지나간다 차 허리 탁탁 치며 안내양이 오라∼이 한 줄기 흙 비린내 날린 소나기도 오라∼이 닫힌 문이 열리자 쏟아지는 정든 얼굴들 파란 철재 교문 위로 넘어오는 종소리에 황톳빛 발걸음들이 다급하게 달려갔던 단벌 운동화도 그땐 마냥 좋았었지 버드나무 옛 정류장 만삭의 배 내밀듯이 토란잎 꺾어 든 아이들 총총히 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