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시 / 출가

이무원 시인

2017-11-02     동양일보

출가
이무원

몸을 깨끗이 씻으려다
때는 닦지도 못하고
우물 속에 빠져
지금은 급히 몸을 말리고 있는 중이라네
잠시 자리 비운
부처님 돌아오시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네
돌아오시면 우엇이라 말씀 올릴까
비워서 채웠다고
채워서 비웠다고
그냥 그대로라고
하루 종일 꽃을 쳐다봐도 대답이 없네
내일은 바람에게 물어 볼까
참, 설악으로 들어가신 스님
설악이 되셨는지
그것도 물어 봐야겠네

△시집 ‘지상의 은하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