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맞나…위험한 수곡중학교 인근 도로

2020-06-10     신우식
보행자 통로 제한으로 인해 차량이 오가는 도로 위를 걷는 시민들의 모습
수곡중학교 인근 횡단보도.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 않다.
10일 오후 2시 30분께 보행자 통로가 차단돼 멀리 돌아가는 수곡중학교 학생들의 모습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청주 수곡중학교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이 인근 아파트 공사업체의 인도 점령과 운전자들의 과속운행으로 무용지물로 전락해 학생들의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에 위치한 수곡중학교 학생들은 매일 등·하굣길 교통사고 위험을 달고 다닌다. 학교 앞 포스코 아파트 신축 공사업체가 인도를 막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고 황색 점멸 신호등 등으로 인해 과속 차량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횡단보도에 신호등조차 없다.

수곡중 3학년 A(15)군은 “횡단보도 신호등도 없고, 차는 빨리 달리고, 아파트 시공업체가 인도를 막아놓고 공사까지 하고 있어서 학교 다니는 길이 너무 위험하다”고 푸념했다.

10일 오후 2시께 학교 정문 앞. 도로는 커브길로 사각이 생길 수 있었고, 횡단보도에 신호등은 보이지 않았다. 스쿨존 표시와 제한속도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 차량들은 과속을 일삼았다. 차량 신호등 또한 황색 점멸등으로 설치돼 있었다.

정문 앞 포스코 아파트 시공업체는 인도공사로 인해 보행자 통로를 막아 뒀으나 아무런 안전 장치도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었다.

수곡중학교 앞에서 10여년 간 교통 봉사 활동을 한 B(71)씨는 “어떤 때는 경광봉을 집어 던지고 싶을 정도로 학생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B씨는 “여기가 학교 앞인지 자동차 전용도로인지 분간이 안갈때가 많다. 속도제한은 과속단속카메라가 없어 있으나 마나고, 아이들이 길을 건너는 중 경광봉으로 잠시 정차해 달라고 신호를 보내도 이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운전자도 하루에 수 대씩 마주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최근 학교 앞 아파트 시공업체가 보행자 통로를 막고 막무가내로 공사를 해 안 그래도 위험한 아이들의 통학길이 더욱 위험해 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서라도 횡단보도 신호등이라도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한결같이 “공사로 인해 인도가 막혀있어 빙 돌아간다”고 입을 모았다.

아파트 공사현장 관계자는 “공사 현장이 인도까지 확장되면서 통행이 힘들다는 민원이 많이 접수됐다”며 “보행자 통행 안전 펜스를 설치하게 되면 덤프트럭 등 대형 차량이 진입할 수가 없고, 현장 앞쪽 차선을 완전히 막게 돼서 차량 정체가 나타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공사를 마쳐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 보행자 통로 공사 완공 예정은 다음주 화요일(16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우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