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동호인(333)/ “풀·나무 사랑으로 한데 뭉쳤다”

천안시청 공무원 모임 ‘초목회’

2020-11-09     최재기
초목회 회원들이 수확한 매실을 이용해 식초를 만들고 즐거워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초목회 제공>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풀과 나무를 통해 쌓인 업무 스트레스를 날리고 마음의 평정을 찾는 직장 동호회가 있다. 천안시청 직원들이 뭉쳐 만든 ‘초목회’가 바로 그들이다.

풀과 나무가 좋아서 만든 모임이다. 지난 2009년 9월 창립한 초목회는 현재 3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고가의 나무와 작물, 풀을 재배하거나 키우기보다는 자신만의 수목을 키우고 있다.

채소 및 나무 가꾸기, 삽목 등 계절별 농작물 재배 노하우를 공유하고, 품앗이로 농사를 짓는다.

더덕과 두릅 등 나물종류를 비롯해 매실, 복숭아, 대추, 아로니아, 복분자, 밤 등 과실수 농사를 짓는 주말농부이거나 이를 준비하는 회원이 대다수이다.

수확철에는 회원들이 모여 농작물을 수확하고, 거둔 농작물을 이용해 아로니아 식초와 매실청 등을 담가 건강을 나눈다고 했다.

김태종 회장은 “산야초 등 몸에 좋은 식물 정보를 교류하고, 품앗이를 하면서 각종 초목의 재배법을 가르쳐주고 배우고 있다”며 “건강식 초목을 키워 건강도 나누고, 동료들 간 화합도 도모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직장인 모임을 떠나 부부가 함께 참여한다는 것이 초목회의 가장 특징이다.

그 대표적인 회원이 총무로 활동 중인 유재권씨 부부이다. 이들 부부는 늘 함께 모임에 나와 농작물을 키우며 부부애를 자랑한다고 한다.

유재권씨는 “정기적인 모임에 참석하는 부부가 4~5쌍이고, 가끔 참석하는 부부까지 따지면 10여 쌍에 달한다”며 “부부가 취미활동을 같이하다보면 부부 금실이 절로 좋아진다”고 말했다.

퇴직 이후에도 계속 활동하는 회원이 많다는 것도 자랑거리이다. 전체 회원 34명 중 13명이 퇴직자이다.

초대 회장을 맡았던 김양곤씨가 그 대표적인 선배이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풀과 나무 가꾸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수년 전 퇴임한 김양곤씨는 “후배들이 가르쳐준대로 농작물을 잘 키우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며 “키운 농작물을 통해 정도 나누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젊은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들에게는 농작물의 수확량은 중요치 않다. 동료 간 화합하고 건강을 나누는 것이 그저 행복할 뿐이다.

김태종 회장은 “초목회는 혼자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모임”이라며 “연말부터는 취미활동을 물론 연탄배달 등 무료 봉사활동을 더욱 확대해 천안시청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호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천안 최재기 기자

김태종 회장

 

△회원명단
회장 김태종(교통정책과), 부회장 남상경(자치민원과), 총무 유재권·김순옥(농업기술센터)

회원
최동호·조아라(서북구보건소), 강상구(성남면), 이재철(동남구 세무과), 최광섭(안전총괄과), 이영순(북면 보건지소), 길중섭(사적관리과) 강영철·박종구·조성관(맑은물사업소), 이충미·유석홍(중앙도서관), 김경민(쌍용도서관), 임병학(청룡동), 이기원(회계과), 김준영(농업기술센터)

퇴직 회원

김양곤, 김만기, 김은영, 박영옥, 박천욱, 송해룡, 곽성구, 이창수, 정명우, 최문택, 황규현, 김장완, 김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