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 더욱 특별해졌다

1층 연도별 분류·4층 드로잉 소장품 재구성

2020-12-02     김미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4층 특별 수장고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1층 개방형 수장고 전경.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1층 개방 수장고와 4층 특별 수장고를 새단장했다.

청주관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미술품수장센터로도 부른다. 이 곳은 수장과 전시를 함께하는 1층 ‘개방 수장고’와 3층 ‘미술은행 개방 수장고’, 4층 ‘특별 수장고’로 구성돼 있다.

이번 개편에 따라 1층 개방 수장고는 열린 수장고의 의미가 더욱 강조됐다. 가장 큰 특징은 연도별 분류다. 수장 공간과 작품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조각 소장품들을 1950~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이후로 나눴다. 또 돌, 나무, 금속, 기타·복합재료 조각 재료별로 2차 분류했다. 학예사 설명 영상을 전시장 내에 배치하고, 조각 재료를 상징하는 아이콘을 곳곳에 사용해 작품과 재료의 관계를 관람객 스스로 발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각 재료별 보존관리 방법을 함께 제시해 작품의 수장과 보존이라는 미술품수장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개방 수장고 개편은 청주 청년 디자인 콘텐츠 그룹 V.A.T(권진호, 김민재, 김향미, 박슬아, 백신영, 임웅빈)가 맡았다.

이들은 수장고 내·외부 그래픽과 각종 안내 자료를 디자인했다. ‘관계자 외 출입 가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유쾌하게 표현된 각종 안내 자료와 이모티콘이 수장고 내·외부에 다채롭게 사용해 생동감을 연출했다.

4층 특별 수장고는 국립현대미술관이 1971년부터 소장해 온 드로잉 소장품 800여점을 재구성해 1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드로잉 소장품’전을 열고 있다.

전시는 크게 3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첫 번째 ‘기록과 재현’에서는 변월룡·김종영·오지호·손일봉·임직순·변관식 작가의 인물, 풍경, 정물 드로잉 6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두 번째 ‘드로잉의 재정의’는 송영수·서용선·윤형근·정상화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매체 그 자체로서 독립성이 강한 작품들이 중심을 이룬다.

마지막 ‘확장하는 선’에서는 전국광·윤동천·백남준·이건용 작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매체 혼성적 특성과 함께 드로잉의 개념을 증폭시키고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 밖에 서양화가 김영주씨, 조각가 문신씨가 기증한 드로잉 소장품 150여점과 유영국 작가의 ‘산’, 박수근 작가의 ‘소달구지’, 이중섭 작가의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비롯, 조각가 권진규씨의 인물 드로잉 스케치북과 박현기씨의 1980년대 초 비디오 설치 작업을 위해 구상한 드로잉북 등을 디지털화해 선보이고 있다.

한편 청주관은 3층 미술은행 개방 수장고에서 다양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소장품전을 22일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또 개방 수장고 연계 프로그램으로 소장품 중 동물과 식물 소재의 15점을 증강현실(AR)로 구현한 ‘MMCA미술원(園)’을 청주관 야외 광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개방 수장고 개편과 증강현실(AR)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교육의 장으로서 개방 수장고의 역할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미술품수장센터의 특성을 살린 대규모 드로잉전으로 미술관 소장품의 새로운 방식의 접근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