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플라스틱 분리배출만 잘해도
이세나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동양일보]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이 많이 바뀌었다. 벚꽃 구경을 가지 못할 줄은, 선거 때 일회용 장갑을 끼고 투표하게 될 줄은, 사무실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일하게 될 줄은 우리 모두 몰랐다.
그 와중에도 문득 바뀐 일상이라고 느꼈던 장면이 있다. 바로 커피숍에서의 일회용 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 컵이나 플라스틱 용기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늘었고 지난 2018년 8월부터는 카페와 음식점 등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됐고 사용 적발 시 해당 사업장에 최소 5만 원에서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법률 또한 생겼다. 시행 초기 혼란도 많았지만 차차 정착돼 다 함께 플라스틱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노력을 하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한시 허용되고 지자체별로 실정에 맞게 탄력 운영하도록 바뀌었다. 이에 요즘은 카페에서도 일회용 컵 사용이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고, 수많은 일회용 컵이 길거리에 나뒹굴며 미관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선별장에서 재선별 과정을 거치는데 그 결과를 보면 50~60%가 다시 쓰레기로 나온다고 한다.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플라스틱의 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공해 팔아도 값이 나오지 않아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이다.
그중에서 선별돼 재활용이 돼도 플라스틱은 새로운 제품이나 새로운 PET 병이 아닌 좀 더 낮은 질의 합성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재활용이 계속 무한히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재활용으로 처리하기에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플라스틱을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환경보호 방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용한 플라스틱은 재활용률도 낮으며, 질 낮은 제품으로 만들어질 뿐 플라스틱 재활용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플라스틱을 사용해야 한다면 일회용 컵이라도 올바로 분리배출을 하는 습관을 길러보자.
일회용 컵에 남은 음료는 꼭 비운 후 버려야 한다. 일회용 컵에 PET 표시가 있다면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 표시가 없다면 일반 쓰레기로 분리배출한다. 일회용 컵과 함께 사용하는 빨대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니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일회용 컵과 함께 자주 사용하는 PET 병은 물로 헹군 후 라벨을 꼭 제거하고 찌그러뜨린 후 병 마개를 닫아 배출한다. 병 마개를 닫는 이유는 선별장에서 손으로 마개만 집어낼 수 없어 선별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구르트 통은 알루미늄 리드인 뚜껑이 재활용 공장에서 제거가 되지 않고, 또한 재활용 공정에서 알루미늄 조각들이 플라스틱 녹이는 데 섞여 문제가 일어나기 때문에 요구르트 뚜껑이 얇고 제거하기 어렵더라도 꼭 뚜껑을 뗀 후 버려야 한다. 카페에서의 다회용 컵 사용이 금방 익숙해졌듯이 간단한 쓰레기 분리배출 하나부터 우리 모두 실천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