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예술과 낭만이 가득한 한국형 몽마르트 ‘대성로122 예술로’
이기영 충북도 문화예술산업과장
[동양일보]파리 여행을 가면 빼놓지 않는 방문지가 ‘몽마르트 언덕’일 것이다. 시크레쾨르 성당을 지나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길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과 그 모습을 구경하는 관광객, 카페 같은 상점과 노점상들을 볼 수 있다.
몽마르트는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등 예술가들의 예술 감성에 드라마 가득한 그들의 인생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예술과 낭만의 거리, 예술가들의 안식처’의 대명사가 됐다. 그런 점에서 ‘몽마르트’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예술, 낭만, 자유 그리고 삶이 어우러진 장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충북도지사의 관사가 ‘충북문화관(청주시 상당구 대성로122번길)’이라는 이름으로 도심 속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난 지 10여 년이 됐다. 충북문화관은 지역 예술인에게는 예술활동의 공간으로, 도민에게는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충북문화관이 위치한 대성로122번길은 예스러운 청주향교, 아담하고 예쁜 상점과 공방, 삶의 흔적이 묻어나는 주택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덕분에 여러 별칭(도지사 관사길, 향리단길 등)이 있는데, 그중에는 ‘청주의 몽마르트’도 있다. 우리에게도 ‘예술, 낭만, 자유 그리고 삶이 어우러진 장소’, 즉 몽마르트가 있었다.
충북도는 충북문화관과 대성로122번길 일원을 중심으로 이 ‘몽마르트’를 더 생동감 있고,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한국형 몽마르트 언덕’을 조성하기로 했다.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처럼 충북문화관과 예술창작 공간창출 및 문화예술의 테마거리로 만들어 이 거리에 문화예술의 향기가 넘쳐 다시 찾고 싶은 충북의 명소가 되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충북문화재단, 충북도의회, 충북미술협회, 충북민족미술인협회, 청주향교, 오곤자근 협동조합, 청주대 등이 참여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 방향과 명칭, 콘텐츠 구성 등을 논의한 끝에 ‘대성로122 예술로’를 추진하기로 했다. ‘대성로122 예술로’의 로(路)는 거리를 뜻하면서도 ‘예술로 나아가는 방향’, ‘예술과 함께’라는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대성로122 예술로’는 생활과 예술이 한데 어우러지고 예술인과 주민이 함께하는 예술창작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첫 번째 행사로 6월 5일~6일 충북민족미술인협회의 ‘천천히 오는 기쁨’을 시작으로 6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일요일마다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예정돼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예술활동에 갈증을 느끼는 것은 예술인만이 아니다. 예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마음의 풍요를 찾아왔던 도민들 역시 목마름이 있다.
‘대성로122 예술로’는 코로나19라는 현재뿐만 아니라, 그 이후까지를 내다보며 문화예술 환경변화에 부응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해 나아가면서 예술인과 도민 모두에게 갈증을 해소해줄 오아시스 같은 장소가 되길 꿈꾸고 있다.
6월 5일~6일 첫 문을 여는 ‘대성로122 예술로’에서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에 힘을 불어넣어 줄 숨어있는 문화의 향기를 가슴에 한 아름 담아 소확행을 누려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