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아산시와 시민의 꿈... 365일 푸른하늘
김재경 아산시 미세먼지 대책팀장
[동양일보]코로나 팬데믹이 오기 전 최근 몇 년간 국민을 관통한 키워드는 단연 미세먼지였다. 2013년에 세계보건기구에서 1군 발암물질로 미세먼지를 분류함으로써 국민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활동과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어 심각하게 제기되지 않았지만 미세먼지는 여전히 인간의 활동과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원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의 근원은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 문명의 발전에 커다란 기폭제가 됐으나, 그 이면에는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했다. 경제성장의 부산물인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라는 문제로 모든 생명체의 생존 마저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5분의 1~30분의 1 크기로 매우 작아 코, 구강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속까지 스며들어와 각 기관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렇게 유해한 미세먼지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높다.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산업화로 단위면적당 배출량이 많음에도 지리적, 기상여건까지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편서풍이 불어 상시적으로 주변국 영향을 받고 있으며, 미세먼지를 씻어 내리는 강수가 겨울과 봄철에는 극히 적다. 또한 대륙성 고기압으로 인한 대기정체가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을 자주 발생시킨다.
그렇다고 해서 환경적 여건과 국외의 영향만 받는 건 아니다. 2019년 한중일 공동연구 결과 국외 49%(중국 32%, 기타 17%), 국내 영향이 51% 로 조사되는 등 여러 연구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최근에 시민을 대상으로 환경 의식조사를 한 바 있다. 응답자 80% 이상이‘미세먼지’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시는 시민들의 문제 제기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340억 원을 투입한다.
일부사업을 소개하면 충남 서북부 미세먼지 지방행정협의회 소속 천안, 서산, 당진과 함께 미세먼지 인벤토리를 구축한다. 영향권 내 시군이 함께 연구하는 전국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사례로 뜻 깊다. 또 친환경차 645대를 민간에게 보급하고 친환경 버스 10대도 도입한다. 올해 처음으로 ‘1사 1도로 클린책임제’를 통해 민관이 함께 대응력을 키우고, 민선 7기 동안 200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한다. 집중관리구역에 안심쉼터, IoT 측정기 등을 실치하고 영유아 등 이용시설에 미세먼지 알리미를 보급한다.
특히 주요배출원인 이동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노후경유차에 매연저감장치(DPF) 설치를 지원한다. 쓰면 쓸수록 연소․배기가스 제거 효율이 떨어져 유해물질 배출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조기폐차를 하거나 저감장치가 필요하다. 24년까지 5등급 차량의 80% 이상을 저공해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는 노후차량을 세워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의학계에서는 사람이 물은 3일, 음식은 3개월, 공기를 3분 동안 접하지 못하면 목숨을 위협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는 한시라도 곁에 두지 않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말과 같다. 너무 가까이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듯 맑은 공기의 소중함도 모르고 살고 있는 듯하다. 물을 사서 먹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한 것처럼 공기도 그런날이 오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해 11월 2일, 행정협의회 창립총회 구호 ‘모두를 위한 내일(future, my work) ACT NOW!’ 가 말하듯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모두의 참여와 실천이 간절히 필요한 때이다. 아산시와 시민이 함께하는 푸른 하늘, 깨끗한 공기를 되찾는 노력은 계속되고, 계속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