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그리고 확장’…동갑내기 작가의 두개의 시선

갤러리 B77, 조각가 이선구·사진가 이재복의 ‘이동시점’

2021-08-18     김미나
이재복 작가
이재복 작가 '어차피 자라나' 105x210cm
이선구 작가
이선구 작가 'White Box' 110 x 200cm.
청주시 운천동 갤러리 B77 외부에서 바라본 전시 전경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1985년생 동갑내기 현대미술 작가 2명의 전시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시 운천동 갤러리 B77은 이선구·이재복(36) 작가의 ‘이동시점’ 전시를 오는 22일까지 선보인다. 
이 전시는 갤러리 B77이 ‘Contact B77’이라는 주제로 충북문화재단 창작거점 공간지원사업에 선정돼 진행되는 것이다. 
‘Contact B77’은 외부활동이 위축되는 현재, 이동의 제한과 고립에서 벗어나 ‘연결, 그리고 확장’을 주제로 시각 예술가들의 전시를 지원하기 위해 릴레이전으로 기획됐다. 참여 작가들은 기존 작업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과 사람, 장르, 매체 간의 연결과 협업, 또 프로젝트 활동을 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로 선보이게 된다. 
이 프로젝트의 첫 참여작가들이 바로 이선구·이재복 작가다. 
이들은 지난 3개월 동안 서로 의지하고 돕는다는 의미의 ‘상부상조’ 프로젝틀 진행하고 그 결과물인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10년 간 자신만의 창작활동과 작업세계를 구축했던 조각가인 이선구 작가와 사진가인 이재복 작가가 함께 프로젝트 작업을 통해 공간(또는 지역)을 새롭게 바라보고 작업에 접근하는 태도의 변화 과정들을 겪으며 만들어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평소 공간의 이면을 보여주는 작업을 해왔던 이선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White Box 시리즈’ 작업을 통해 사물과 공간의 관계를 이용, 공간의 이면을 오브제와 사진을 함께 설치하면서 새로이 마주하도록 진행했다. 가상의 공간과 실제 공간 사이의 충돌로 나타나는 간극을 통해 공간의 이면을 드러냈다. 
이선구 작가는 충북대 미술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한 후 청주를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운천동에 작업실을 운영하며 도시의 오래된 흔적과 건물 등 곧 없어질 수 있는 풍경의 이면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는 이재복 작가는 몇 해 전부터 흥덕초를 비롯, 운천동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은행나무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어차피 자라나(무)’는 도시재생을 이유로 무차별하게 베어지고 처절하게 심겨지는 나무에 대한 기록과 추모의 마음을 담고 있다.옮겨진 나무에 새겨진 상흔이 우리 시대의 안타까운 이면을 보여준다. 
청주 우암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재복 작가는 잡지사, 출판사, 서점을 거쳐 현재 청주사진도서관을 운영중이다.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인도, 일본에서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해왔다. 현재 사진가, 문화기획자로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31일~9월 12일 고정원·장동욱 작가 전시와 10월 5~17일 강효경·박주영 작가의 릴레이 전시로 이어진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