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나 하나쯤? 나 하나도!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동양일보]경찰이 경범죄처벌법에 의해 기초질서 위반 범칙금을 부과한 건수는 매년 5만 건을 상회하고 있고, 그중 충북은 2000 건을 웃돌고 있다고 한다. 기타 기초질서 관련 법규에 따라 부과된 과태료 건수까지 합치면, 단속 건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음주 소란, 쓰레기 무단투기, 무단횡단, 주・정차 위반, 금연구역 내 흡연 등 이른바 ‘기초질서 위반행위’는 여전히 우리 일상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기초질서’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질서를 말하는 것으로, 그 준수율은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의 품격을 드러내는 핵심적인 지표 역할을 한다. 실제로 독일, 일본, 싱가포르 등 기초질서 준수율이 높은 나라를 방문해보면, 작은 질서라도 철저히 준수하는 시민들의 모습과 그로 인해 깨끗하게 유지되는 거리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고, 그로부터 일종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느끼곤 한다.
한편, 기초질서 준수율 향상은 그 사회의 전체적인 법질서 향상을 견인해 주기 때문에, 결국 안전하고 원활한 사회 운영을 가능케 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다. 이렇듯 사회 안정과 발전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기초질서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나 중요한 기초질서이기에, 우리나라도 그 위반행위에 대해 「경범죄처벌법」, 「국민건강증진법」, 「폐기물관리법」 등 관계 법규에 따라 범칙금, 과태료 등의 형태로 ‘단속’이 가능하도록 체계가 갖추어져 있으며, 현실에서도 그러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청주도 기초질서 위반행위에 대한 예방과 단속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관(官)의 단속은 어디까지나 위반행위가 발생하고 경미하나마 사회적인 피해가 생긴 이후의 ‘사후조치’에 불과하고, 충분한 위하력(威嚇力)이 발생할 만큼 강력하지도 않다.
따라서 기초질서 준수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나부터 기초질서를 준수하겠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변화’와 가정・학교에서의 ‘교육’을 통해 어릴 때부터 기초질서 준수를 생활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식변화와 교육이 상호 영향을 미치며 활발히 이루어져 기초질서 준수가 점차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간다면, 기초질서 위반행위는 그 발생의 뿌리부터 제거되어갈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말이 있다. 앙숙 관계로 유명한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도 거센 파도 앞에선 힘을 합쳐 강을 건넌다는 고사에서 나왔다. 민(民)과 관(官)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방역수칙 준수와 기초질서 생활화로 이 어려운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한 사람이 운전하고 가는 자동차라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노를 저어 나아가는 커다란 배에 가깝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하나, 둘 노를 내려놓는 사회와 ‘나 하나라도’라는 생각으로 하나, 둘 노를 집어 드는 사회는 결코 같을 수 없다.
2대 청주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취임하고 의정 방침을 ‘오직 시민’으로 정했다. 청주시의회에서 하는 모든 일들의 귀결점은 오직 하나, 바로 ‘시민’이다. 신 행정수도권 핵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청주가 세계 속의 선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85만 청주시호가 순항할 수 있도록 ‘너’부터가 아닌 ‘나’부터 노젓기에 동참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