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당황하셨어요? 전화금융사기 당하지 않는 법

고병길 청주청원경찰서 수사과장

2022-03-20     동양일보
 
고병길 청주청원경찰서 수사과장

[동양일보]10여년 전 보이스피싱을 주제로 한 코미디프로가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어설픈 조선족 말투로 돈을 보내라고 하지만 매번 실패하는 보이스피싱 상황을 재미있게 구성하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웃으면서 보았고, 시청률이 높았던 만큼이나 전화금융사기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끌어 실제 피해예방에도 많은 기여를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금융사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 충북에서 발생한 전화금융사기는 1천건이 넘고 피해액도 340억원에 달한다. 누가 당하랴 싶겠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은 전문가도 속아넘어갈 만큼 치밀하고 자연스럽다.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다급한 사람의 마음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의심하면서도 결국은 돈을 송금하게 만든다. 요즘은 타인의 계좌를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접 만나서 현금으로 받는 소위 대면편취형 전화금융사기도 증가하고 있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 수상한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혹시라도 상대방이 선입금 또는 이체를 요구하거나, 비밀번호 같은 개인의 금융정보를 물어본다면 십중팔구 전화금융사기로 보고 전화를 끊는게 좋다.

또한 스마트폰에 악성앱 탐지 프로그램을 설치할 것을 권한다.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성 앱이 설치돼, 금융권에 보이스피싱인지 확인을 해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거나 계좌 비밀번호 같은 중요정보가 범인들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피해가 커진 경우가 많았다. 경찰청에서는 보이스피싱 앱을 탐지·제거하는 ‘시티즌 코난’앱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는데, PLAY스토어(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 받아 간단히 설치할 수 있다.

만약 보이스피싱에 속아 돈을 송금했다면 즉시 112로 전화하여 지급정지를 신청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일단 당하면 피해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면 나와 이웃의 전화금융사기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