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선거 '한밭운동장 철거' 핫 이슈 예고
시, 운동장 철거 후 야구장 건립 추진 출마 후보자들 잇따라 '철거 반대' "4년 전 이미 결정… 반대는 정치 공세"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대전 새 야구장 건설은 4년 전에 나온 것인데 현재 사업 집행 단계에서 이의(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반대)를 제기하는 것은 정치 공세다”
"대전시장 출마자는 물론이고 철거 인허가권을 가진 현 중구청장까지 반대하는 이유는, 대전시가 종합계획과 대책 마련 없이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 야구장을 짓기 때문이다"
대전 신축 야구장 터를 마련하기 위한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놓고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철거 반대 움직임에 대해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못 박았지만, 대전시장 여야 예비후보들은 새 종합운동장 건립을 위한 대책 마련이 부실한 '무리한 행정'이라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대전시는 2025년 개장을 목표로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157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지하 1층·지상 4층, 관람석 2만2000석 규모의 새 야구장을 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대전시장 출마 후보자 등이 한밭운동장 철거에 대해 잇따라 반대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지방선거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어떻게 시작됐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는 대전야구장 신축 공약을 내놨다.
한밭종합운동장에 2만2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신축하고, 야구 경기가 없는 날은 젊은이와 예술가들이 문화공연을 하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특색있는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공약이다.
허 시장은 당시 "쾌적한 주거환경과 편리한 교통은 물론 전통문화와 역사, 세대와 세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생할 것"이라며 "청년과 일자리, 스포츠와 관광산업을 집약해 중구를 신경제·문화의 중심지로 원도심 활성화의 성공적 도시모델로 만들겠다"고 했다.
●'철거냐 존치냐' 지방선거 쟁점화
대전시는 오는 4월 현장 조사와 해체 허가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지방선거 전인 5월 초, 철거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차기 대전시장을 노리는 야권 후보군은 물론, 여권의 전·현직 구청장들조차 예산 낭비라며 반대하고 있다.
허 시장과 당내 경선을 앞둔 장종태 예비후보는 "허 시장이 자신의 대표공약인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자치구 갈등만 부추기고 종합적인 로드맵과 대책 마련 없이 추진했다. 임기 말에 제대로 된 대안 없이 한밭운동장 철거를 강행하려 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정치 행보"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대전시장 예비후보인 박성효 전 시장은 "철거 대신 대안으로 제시한 주변 주택가 매입 방식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허 시장의 설명은 납득이 안 된다. 한밭종합운동장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무엇이 주민·대전을 위한 올바른 행정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허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운동장 철거 결정은 지금 당장 나온 것이 아니라 4년 전에 결정했던 사안인데, 지금 집행 단계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정치 공세 측면이 강하다"며 운동장 철거 강행 의지를 나타냈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