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죽어”… 세종 중개업자 아우성
전국 최고 하락폭 지속… 휴·폐업 고려, “규제지역 풀어주길” 충청지역 아파트 매매가 충북만 빼고 모두 내림세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세종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폭이 매주 전국 최고를 기록하면서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아우성이다.
거래절벽이 2년째 이어지면서 휴·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세종뿐 아니라 충청지역은 전체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지고 있으며, 충북만 유일하게 소폭 올랐다.
4일 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주(1일 기준) 세종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18% 떨어졌다.
이는 전국 최고 하락폭으로, 세종은 올해들어 지속적인 하락곡선을 그리며 7개월간 5.23% 하락했다. 이 역시 전국에서 가장 많은 폭의 하락률이다.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하락은 2020년 7월 이후 계속되고 있다. 현재도 신규 입주 물량은 적고, 팔기 위해 내놓은 아파트는 늘어만 가고 있다.
하지만 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어 대출 제한을 받고, 금리는 올라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실수요자도 엄두를 못내고 있다.
거래가 끊기면서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월세도 부담스러운 지경에 이르러 휴업이나 폐업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추가 해제 검토 의사를 밝혔지만, 세종 지역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른 지방과 달리 세종은 수요자가 전국에서 몰리며 청약경쟁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종뿐 아니라 대전과 충남의 아파트 매매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충북만 다시 올랐다.
대전은 8월 첫째주 전주보다 0.10% 하락했다. 서구(-0.16%)는 도마·도안동 중심으로, 유성구(-0.10%)는 상대적 고가 인식이 있는 봉명·상대동 일부 단지 위주로 떨어졌다는 것이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충남은 8월 첫째주 0.02% 떨어졌다. 충남의 하락폭은 전국 평균(-0.06%)보다는 낮지만 꾸준히 떨어지는 양상이다.
다만 충북은 2주 연속 하락하다 8월 첫째주 0.01%, 소폭 오르면서 충청권에서는 유일하게 매매가가 상승했다.
전세가격은 충북을 포함해 충청 전 지역이 하락했다. 8월 첫째주 대전은 0.14%, 세종은 0.28%, 충북은 0.02%, 충남은 0.03% 각각 전주보다 떨어졌다.
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 김동호 지부장은 “규제지역이기 때문에 대출규제를 받고 있고, 금리 인상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현재 모든 거래가 올스톱 상태”라며 “협회 상당수 회원들이 월세나 공과금 내기도 버거워하며 휴업이나 폐업을 고려하는 이가 적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이정규 기자 siqjaka@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