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이재훈 바론 예술감독 겸 지휘자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국악관현악 무대를 만들고파” 초연 이후 재연되지 않는 국악관현악곡 발굴로 관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기획공연‧국립국악관현악단 객원지휘 맡아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국악관현악 무대가 보다 많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고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날을 꿈꿉니다.”
2년 전, 청주에서 국악관현악단을 창단하고 이제 막 지휘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재훈(34‧사진‧청주시 청원구‧청주시립국악단 단원) 바론 예술감독 겸 지휘자의 포부다.
국악관현악단이란 국악기를 서양 오케스트라처럼 배치하고 지휘자가 이끄는 관현악단을 말한다. 1965년 3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창단 이후 새로운 국악의 장르로 자리잡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40개가 넘는 국악관현악단이 있지만 지휘자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이 지휘자의 등장은 국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는 2020년 ‘한국음악 오케스트라 바론’을 결성, 일반 공연에서 잘 연주되지 않는 보석같은 명곡을 발굴해 무대를 선보여왔다. 이 지휘자는 바론의 무대를 유튜브에 꾸준히 공개했고 새롭고 참신한 국악관현악곡을 연주하는 이들의 공연 영상에 서울에서 먼저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운 좋게 창단하자마자 충북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꾸준히 공연할 수 있었어요. 바론은 20대부터 40대까지 함께 음악을 해온 선‧후배, 동료 20여명이 함께 하는 단체입니다. 실력 있는 연주자들을 모아 다양한 곡들을 발굴해 연주하다 보니 알려지기 시작했죠.”
바론의 공연은 초연 후 재연되지 않는 국악관현악곡의 발굴과 전자악기, 악기별 마이크를 최대한 배제하는 음향적 시도가 먼저 눈길을 끌었다. 또 대형 편성 국악관현악단 공연 대신 중‧소형 편성을 지향하면서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참신한 공연으로 국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올해 중앙 무대에서 그 실력을 맘껏 발휘했다.
국립극장 창작자 발굴 프로젝트에 신진지휘자로 선정된 그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기획공연 ‘청춘 청어람’ 에 선정돼 지휘했고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객원지휘를 맡았다.
“국악계 대선배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죠. 청주에서 젊은 지휘자가 와서 지휘를 한다던데 잘 하나 보자라는 분위기가 왜 없었겠어요. 처음엔 그런 느낌을 이겨내는 것이 어렵긴 했지만 어느 정도 설득과 타협점을 찾아 원하는 방향대로 무대를 꾸밀 수 있었습니다.”
청주가 고향인 그는 내덕초, 주성중을 졸업하고 충북예고 음악과(국악 전공)에 입학했으나 집안사정으로 졸업하지 못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서원대 음악학과를 나와 2013년 청주시립국악단 타악 파트 단원으로 입단했다.
연주자로 음악의 전체적인 흐름과 작곡방식을 파악해 더 좋은 연주자가 되고 싶어 시작한 지휘 공부는 한양대 대학원 국악학과 지휘 전공 석사과정으로 이어졌고 현재는 폴란드 슈체친 국립예술대학 오케스트라 지휘 최고연주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국악관현악의 대중화와 저변확대에 힘이 되고 싶습니다. 청주 관객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와 수준은 매우 높아요.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완성도 있는 음악을 보여주는 지휘자, 우리 음악의 가치와 소리를 온전히 전달하는 지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