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롤러여제' 인라인스케이트 전 국가대표, 우효숙 청주시시설관리공단 주무관
"청주시에 감사... 재능기부 가장 큰 보람"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청주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롤러여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우효숙(36·사진) 전 인라인스케이트 국가대표.
현재 청주시시설관리공단 주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회나 금메달을 획득하고 2회 동메달을 거머줬다. 문화체육훈장 청룡장도 수훈했다.
전국체육대회에서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6년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8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2005년 청주시청 소속 선수로 입단해 2020년 청주시시설관리공단에 입사하기 전까지 15년간 인라인스케이트 여왕자리를 한번도 내주지 않았다.
만일 인라인스케이트가 올림픽 종목에 포함됐더라면, 어쩌면 '김연아 선수'처럼 명성을 드날렸을 수도 있다.
그런 그가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아니었다.
충주 예성초등학교 3학년때 방과후 특별활동으로 롤러를 시작한 그는 선수가 되기 위해 6학년 2학기에 청주 석교초등학교로 전학왔다.
청주 일신여중에 진학해 선수 생활이 시작됐지만 항상 꼴찌 선수였다.
처음 메달을 딴 때가 중학교 3학년 소년체육대회에서다. 이후 일신여고에 입학해 인라인팀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고 2때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2003년 베네수엘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처음으로 세계무대에서 따낸 금메달이다.
졸업 후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 일이 있었다. 청주시청팀으로 들어간 것이다.
타지역 실업팀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고 한체대까지 입학을 권유했지만 청주시청을 선택했다.
"충북에서 나고 자랐으니, 당연히 청주시청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는게 이유였다.
청주시청 선수로 처음 전국체전에 출전해 3관왕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이듬해 슬럼프가 찾아왔다.
전국체전 이틀전 무릎이 찢어졌다. 선수 교체가 안돼 출전한 전국체전을 망쳤다. 그는 "돌이켜보면 너무 자만했다"고 했다
세계대회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렸는데 그 때도 넘어져 입상을 못했다. 선수를 그만두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내년에도 안되면 그만둬야지"라며.
동계훈련에 집중하고 감독, 부모, 선후배들의 격려가 이어지면서 점차 슬럼프를 이겨냈다.
그 뒤로 2007년부터 3년 연속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땄다. 메달 획득이 계속되자 무시한던 외국 선수들도 그의 뒤에 바짝 붙기 위해 경쟁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최초로 아시안게임 인라인 금메달을 땄다.
2012년 다시한번 슬럼프가 왔다. 은퇴도 생각했다. 전환점을 위해 결심한 종목이 스피드스케이팅이다.
그해 혈혈단신, 무작정 네덜란드로 갔다. 당시 청주시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줬다. 한화금융에서는 2000만원 스폰을 해 줬다.
네덜란드에서 3개월 배운 뒤 귀국했다. 2013년 청주시 대표로 스피드스케이팅 국내 대회 전국 대회 나가 동메달을 땄다.
2014년 동계체전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치올림픽에 나가고 싶었지만 국대 선발에서 실격했다. 하지만 미련도, 후회도, 아쉬움도 없었다.
다시 인라인 대회에 출전, 2015년에 금메달을 거머줬다.
2018년부터는 플레잉코치를 하며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다 2020년 6월 청주시시설관리공단에 입사하게 됐다. 청주시의 배려였다.
시설관리공단에서는 청주실내빙상장에서 대관업무, 프리랜서 강사 관리, 시설안전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청주시에 고마웠다. 운동만 해 행정 경험이 없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주변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 자리를 잡게 됐다.
한달에 한번은 재능기부를 한다. 지역아동센터나 다문화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2시간 수업을 한다.
그는 "재능기부가 가장 보람이 있다"고 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그는 "빙상장을 잘 되게끔 노력하겠다"며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정규 기자 siqjaka@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