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노사상생 의제발굴단이 가진 의미

강경철 청주시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2022-12-25     동양일보
강경철 청주시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동양일보]청주시 노사민정협의회“노사상생 의제발굴단”이라는 특별한 조직이 하나 있다. 노사민정협의회는 본협의회와 실무협의회, 4개의 분과위원회로 구성되는데 “노사상생 의제발굴단”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독자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특별위원회다. 이 글에서는 “노사상생 의제발굴단”이 가진 의미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첫째, “노사상생 의제발굴단”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다.

청주시 노사민정협의회는 2016년에 본협의회와 실무협의회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노사상생 협력지원단”을 구성했다. 이후 6년이 지나 협의회는 이를 “노사상생 의제발굴단”으로 재편한다. 보조 역할을 넘어 능동적으로 의제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지역 노사민정협의회가 수행하는 핵심기능은 사회적 대화이고, 사회적 대화의 결과물은 의제이다.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인 의제발굴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둘째, “노사상생 의제발굴단”은 선제적이고 기민하다.

발굴단에서는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의제를 선제적으로 ‘발굴’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갑자기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노동 이슈를 미리 파악하고 향후 문제가 될 사항들을 미리 논의하여 의제를 ‘발굴’하는 것이다. 의제의 시기적절한 ‘발굴’을 위해 노‧사‧민‧정 각 2명과 사무국장 총 9명으로 구성된 발굴단이 각 계 동향과 제도 변화 등을 논의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며 의제를 ‘발굴’한다.

셋째, “노사상생 의제발굴단”은 유연하고 다재다능하다.

발굴단은 특별위원회라는 특성을 최대한 살려 유연하게 운영된다. 최초 발굴된 의제는 4개의 분과위원회 중에서 가장 적합한 분과로 전달되고, 분과에 소속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의제를 숙성하고 구체화한다. 이후 실무협의회 논의를 거쳐 지역 특성에 맞는 해결책에 대한 방향을 잡는다. 분과‧실무회의를 거친 의제는 Bottom up 방식으로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된다. 반대 경우도 있다. 본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은 추가 협의를 위해 실무‧분과회의에 Top down 방식으로 내려오는데, 이때에도 발굴단이 적재적소에 연결해주며 다재다능한 매력을 보여준다.

발굴단은 의제를 발굴하는 본연의 기능 외에도 노사대표자 간담회, 노사상생 캠페인, 노사분쟁 갈등 조정, 타 지자체와의 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사회적 대화의 첫걸음인 의제 발굴에서부터 노사 사업장을 위한 각종 지원과 다양한 홍보 활동까지 모두 해내는 청주시 노사민정협의회의 ‘와일드카드’인 셈이다.

「트렌트코리아 2022」 라는 책에서는 요즘 시대를 극도로 미세한 단위로 분화되는 ‘나노사회’라고 정의하면서, 초단기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가 증가하는 ‘노동의 파편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급격한 사회 변화와 코로나19를 견뎌내면서 노동 시장의 변화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온 청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내년에는 “노사상생 의제발굴단”이라는 와일드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