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특화사업은?/사직1동 행정복지센터, “함께 기억해서 더 행복한”

2023-01-29     신우식
행정복지센터에 전시된 과거 사진을 보여 추억에 잠긴 주민들의 모습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청주 중심부에 위치한 사직1동은 대부분이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는 전형적인 구도심 지역으로 2873세대, 5597명의 주민이 거주 중이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431명(25.56%)이나 된다. 문화‧예술(예술의 전당 등), 체육(청주체육관 등) 관련 시설이 다수 존재하지만, 주거지역의 35% 이상이 재개발 또는 재건축 예정지로 원주민 이주가 많은 곳이다. 원주민 이탈이 심화 되면서 자연히 지역 상권도 줄어들었고, 이는 도심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됐다.

이에 조태웅 사직1동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사라지는 마을풍경을 기록하기 위한 책자를 발간하고, 고령화 비율이 높은 만큼 한마음 한뜻으로 이웃과 정을 나누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사직1동 사진집 편집 과정

 

사직 1동은 2007년 전체 주거면적의 35%가 도시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다. 재개발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나 싶었지만, 이후 시행사가 도산 위기에 처하면서 엎어졌고, 반파된 주택과 떠나는 주민들로 낙후된 도심지의 을씨년스런 풍경으로 변했다.

사직1동을 기억하기 위한 마을 주민들 구술채록 과정

 

이처럼 변하는 마을의 모습에 2021년 초 현재의 마을 모습과 주민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길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과거를 공유하고 현재를 공감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고자 마을 기록 사업을 추진했다. 이렇게 기록된 모습들은 행정복지센터와 노인종합복지회관에 전시돼 주민들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뿐만아니라 지난해에는 드론으로 촬영한 마을 모습, 주민들의 구술채록, 과거 북적이던 마을 사진 등을 수록된 사진집과 소책자가 제작됐다. 이렇게 제작된 책자들은 통장과 직능단체 발간자료로 주민들에게 배부됐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사직1동에서 태어나 중년이 된 한 주민은 “지금도 가끔 어린 시절 동네 오락실 사장님보다 먼저 도착해 게임을 하는 꿈을 꾼다”며 “꿈엔들 잊을 수 없는, 그런 사직1동이다”라고 애향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직1동 흥부네 곳간에 주민들의 온정이 모이고 있다.

 

또 지역 주민들과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흥부네 곳간이 운영 중이다.

2017년 2월 문을 연 사직1동 흥부네곳간은 동네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기탁한 후원물품, CMS를 통해 모금된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연합모금기금으로 운영된다.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던 시절에도, 흥부네 곳간은 이웃들의 온정으로 마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백미 1.2t, 라면 70상자, 현금 300만원 등이 전달돼 센터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가구 42세대에 전달되기도 했다.

자원봉사대는 곳간에 모인 CMS기금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 가구나, 독거 가구, 장애인 가구 등에 매월 1회 직접 만든 반찬을 전달한다. 이들은 반찬을 직접 전달하면서 대상 가구의 생활 실태를 확인하고, 정기적인 안부인사 등 정서적 지원도 함께 해 이웃 간의 정을 나누고 있다.

조태웅 사직1동장

 

조태웅 동장은 “사진 등을 매개로 주민과 추억하는 과정을 통해 소통과 화합의 기회를 마련하고, 철거민들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라며 “지역주민이 외부 기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지역기록을 하는데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정된 인원으로 모든 세대를 점검하기 어려운 상황에 주민들이 복지 안전망을 구축해 미처 발굴되지 못한 어려운 가구가 도움을 받고 있다”라며 “이들에게 최대한 혜택을 주기 위해 후원자 적극 참여를 독려하고, 다양한 사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신우식 기자 sewo911@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