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김해숙 신항서원 활성화사업단장

“서원은 원래 마을의 도서관 역할을 했던 곳”

2023-07-02     김미나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신항서원은 조선시대 청주의 유명 사립학교로 보면 됩니다. 신항서원에서 공부하고 다음 코스가 성균관 유생이 되는 거였죠.”

조선 선조 3년에 창건돼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 시절 철폐된 이후 2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굳게 닫혀 있던 신항서원의 문은 2019년이 돼서야 청주시민들을 향해 활짝 열렸다.

선현들을 추모하기 위해 위패를 모셔놓은 문화재 정도로만 인식돼 오던 신항서원은 2019년 이후 시민 속에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신향 뉴선비 休테크, 달빛톡톡 별빛시네마, 으랏차차 서원마을 등 4개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신항서원의 중심에는 김해숙(61‧사진) 신항서원 활성화사업단장이 있다.

김 단장은 “서원은 원래 지방 교육기관의 기능과 함께 마을의 도서관 역할을 했던 곳”이라며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서원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신체활동과 야외활동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항서원의 프로그램은 인문학적 요소를 녹여냈다는 것이 특징이다. 서원의 정체성을 담으면서도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밌게 문화재를 활용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로그램 기획의 핵심이다.

 

김 단장은 “명심보감, 격몽요결, 삼국지 등의 고전을 낭송하는 고전낭송이 신항서원의 가장 특색있는 프로그램”이라며 “고전낭송을 랩으로 만들어 매년 선보이고 있는 ‘쇼미더 신항 페스티벌’이 특히 인기 있다”고 꼽았다.

이러한 다양한 기획들은 시작 3년 만에 상으로 이어졌다. 신항서원은 2022‧2023년 2년 연속 ‘지역문화재 활용’ 향교‧서원 분야에서 우수사업으로 선정돼 문화재청장을 수상했다. 참신한 프로그램 구성, 대상층에 맞춘 탄력적 운영과 마을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 등 지역밀착형 활용사업으로써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았다.

김 단장은 “신항서원과 인연을 맺기 전부터 청주역사문화학교를 운영해왔는데, 그 곳에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신항서원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에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김 단장은 2000년 10월 1회 전국 여성창업경진대회 충북 최우수상과 전국 우수상을 수상하며 청주역사문화학교를 창업했다. 가경동 중소기업지원센터 내에 무상으로 사무실을 지원받아 청주역사문화학교를 창업하면서 주부에서 문화기획자로 변신한 것이다.

그는 “자녀들을 가르치고 함께 공부하면서 역사에 대해 공부하게 된 것이 시작점이 돼 현재에 이르게 됐다”며 “‘내가 배우고 내가 가르치는 것, 그것이 생산이 되는 것’을 모토로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사진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