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이원익 그리고 청렴의 가치와 실현

원준희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2023-07-30     동양일보
원준희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동양일보]'난세영웅' 어지러운 세상에서 큰 공을 세운 영웅을 일컫는 말이다.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던 조선 중기에는 이러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며 대표적인 인물들로 류성룡, 이이, 이항복, 이덕형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이들에 비해 오리 이원익(1457~1634)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원익에 대해 기록된 조선왕조실록에서의 조선시대 사관들의 평가는 아래와 같다.

"사신은 논한다. 이 때에 얼음처럼 맑고 옥처럼 깨끗하여 한 점의 흠이 없는 자는 참으로 많이 얻을 수가 없었지만, 이원익 같은 사람은 성품이 충량하고 적심으로 국가를 위해 봉공하는 이외에는 털끝만큼도 사적인 것을 영위하지도 않았다. 벼슬이 정승에 이르렀으나 의식이 넉넉지 못하여 일생동안 청고하였는데, 이는 사람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것인데도 홀로 태연하였다."

<선조실록 84책 137권 21장 B면, 선조 34년 5월 16일 계축 7번째 기사. 1601년 명 만력 29년>

그는 임진왜란과 인조반정, 정묘호란 같은 조선 중기의 중요한 사건들을 모두 겪었으며 전염병 확산에 따른 백성구휼, 대동법의 모체가 되는 대공수미법 시행 등을 통해 국가적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관료로서 이원익에게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당리당략 및 공리공론에 머무르지 않고 민생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후 본인의 실무적인 능력을 정치 및 행정에 활용한 점과, 의롭지 않거나 부정한 재물이나 청탁에는 개입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반대 당파에 속한 사람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적을 만들지 않은 점이다.

실무적인 정책으로 민생을 안정시키고 엄격한 자기관리를 통해 탐욕을 부리지 않는 이원익의 모습을 보면서 청렴한 사람이 존중을 받는 자연스러운 조직문화가 형성된다면 밝은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공직사회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직자로서 그리고 공직사회에서만 청렴을 가지는 게 아닌 소속된 조직원으로서 나아가 국민으로서 청렴을 갖지 않고 탐욕과 부정부패를 일삼게 된다면 이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게 되며 개인의 부도덕한 비위행위는 소속된 조직을 넘어 국가의 신뢰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 동서고금을 돌이켜보면 망국의 길을 걸은 수많은 나라들은 “부정, 부패, 비리”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청렴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나 자신이 어떻게 옳고 바르게 행동할 수 있는지 자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청년실업 문제, 미중갈등에 따른 반도체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등 국내외적 사건과 위기로 인해 예측하기 어렵고 험난한 미래에서 공직자와 공직사회 그리고 국민이 합심하여 청렴의 가치를 가지고 실현함으로써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가 더 풍요롭고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