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맛집멋집/ 속리산동아리 식당, “음식맛의 특별한 비법은 정직함”
부부가 직접 채취한 버섯전골 일품 26가지 나물반찬 원재료의 맛 최대한 살려내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속리산동아리 식당(대표 음영선 65·사진)에 가면 주인 부부가 직접 채취한 버섯전골이 일품이다. 1986년 개업해 지금까지 식당을 운영하는 부부에게 음식 맛의 특별한 비법은 정직함이다.
동아리 식당은 단골손님들 사이에서 속리산 맛집으로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버섯전골과 함께 나오는 26가지가 넘는 나물반찬은 대부분 부부가 직접 채취한 식재료로 만든다. 버섯도 마찬가지다. 부부는 새벽 6시면 어김없이 보은에 있는 속리산 근처 야산에 오른다. 각종 버섯은 물론 뽕잎, 엄나무, 오가피 등 계절마다 풍성하게 내주는 나물을 채취해 10시쯤 돌아온다. 식당을 열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늘 같은 시간 산에서 내려온다.
음영선 대표는 나물을 다듬고 삶아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려낸다.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도 식재료가 가진 맛을 살려내기 위함이다.
감자전과 더덕구이는 특히 입맛을 사로잡았다. 가을철 채취한 각종 버섯으로 끓인 맑은전골은 입안에 버섯향이 퍼졌다. 오가피, 엄나무순, 다래순, 뽕잎, 오이꽃버섯 나물은 하나하나 다른 맛과 식감을 느끼게 했다. 나물의 성질에 맞게 맛을 살려내고 있다.
음 대표는 충북 괴산이 고향이다. 결혼하면서 남편과 시어머니가 사는 속리산 아래 마을로 들어왔다. 부부는 이곳에서 살아내기 위해 야식집도 하고 우유배달도 하면서 터전을 일궜다. 성실함 하나로 지금의 가게도 마련했다. 32년 한결같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부부는 속리산 마을에 터전을 살고 살아오면서 남·녀소방대장으로 27년간 활동했다. 바르게살기속리산위원장으로는 10년간 활동하며 마을의 지킴이를 자처해 왔다.
남편 정덕근(70)씨는 “고생을 많이 해서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면 안쓰럽다”며 써빙이며 나물 다듬는 일 등을 도왔다.
음영선 대표는 “욕심 안부리고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반찬을 만들어 내는데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참 좋다”며 “식당 일이 힘들지만 오시는 분들이 맛있게 먹었다고 한마디 해주면 보람되고 위로를 받는다”고 환하게 웃었다.
산채비빔밥, 송이덮밥, 표고덮밥, 더덕구이정식 등 다른 맛도 궁금하다. 속리산에 가게 되면 그곳 동아리 식당에 가 볼 생각이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