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공공비축 벼 검사, 안전이 기본이다!

조백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장

2023-11-06     도복희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공공비축 벼 검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 여름에는 극한 호우로 인한 풍수해로 농업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어느덧 들녘은 이미 가을걷이가 한참 이뤄지고 있다. 아직 남은 눈부신 황금들판은 자연재해를 극복하고 거둔 농업인의 소중한 땀의 결실이다. 황금들녁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농부로 평생을 사셨던 선친께서는 해마다 노란 가을들녘을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어릴 적 추곡수매(지금의 공공비축 매입검사)를 하러 경운기에 쌀가마니를 싣고 면사무소로 가시는 아버님을 따라간 기억이 아련하다.

공공비축제도는 자연재해, 전쟁, 양곡의 수급불안 등 식량위기에 대비해 정부가 일정물량의 식량을 매입, 비축하는 제도다. 농업인들로서는 한해 땀 흘려 농사지은 성과를 금전으로 보상받는 아주 중요한 검사이므로 관심이 매우 높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 충북지원은 11월 1일부터 옥천에서 충북 도내 최초 검사를 시작으로 올해 공공비축 벼 매입검사에 들어갔다. 검사를 하는 농관원 충북직원들은 농업인들이 수확해 건조해 온 벼의 수분함량과 벼가 현미로 나오는 비율(제현율), 피해립 비율 등의 품위검사를 해 특등부터 1·2·3등까지 등급을 매긴다. 농업인들의 관심이 높으므로 등급을 매기는 농관원 검사관들도 긴장을 한다. 공무원을 갓 시작한 젊은 검사관들뿐만 아니라 경험 많은 검사관들도 매년 이론과 실기로 검사교육을 받고 열심히 검사준비를 한다.

공공비축 검사장은 크고 작은 화물차량들이 공공비축 벼를 실어 나르고 지게차가 소리를 내며 포대벼를 옮기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농관원 검사관들이 검사를 하다 보니 항상 안전사고에 주의가 필요하다. 검사장이 좁거나 경사지면 사고위험은 더 높아진다. 특히 도로에 인접한 검사장은 버스 등 차량통행이 많아 사고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그래서, 농관원충북지원은 올 3월부터 충북도청, 곡물협회충북지회, 농협중앙회충북본부와 함께 ‘공공비축 검사장 안전제고’ 방안을 협의했다. 그 결과 농관원충북지원과 도청이 공동으로 안전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보이는 도로변에 위치한 검사장 9곳을 위험검사장으로 정하고 시범적으로 안전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위험검사장에는 이동식 안전펜스(울타리)와 공공비축 검사장을 알리는 안내판 또는 현수막을 설치해 검사장주변의 안전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충북지원 검사공무원은 안전모와 안전조끼를 착용하고 검사를 할 계획이다.

특별히 충북도청은 위험검사장을 포함한 모든 검사장에 안전모, 안전조끼와 안전봉을 지급해 검사장에 나오는 읍면동 직원의 안전을 높이도록 했다. 충북도청의 협조와 적극적인 조치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전국적으로 이와 같은 시범적인 안전조치가 충북이 처음이라고 한다. 시범사업이라 미흡한 점들이 여럿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위험검사장으로 지정된 장소 이외에도 검사현장에서 안전위험은 항상 따라다닌다. 사고발생이 없도록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고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한 가지 지자체에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다. 검사가 끝난 벼는 정부양곡창고에 보관하는데 입고과정에서 추락사고 위험이 있다. 낙상사고에 대한 지자체와 정부양곡보관업자들의 주의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시작하는 공공비축 벼 검사가 아무쪼록 농업인의 노력에 대한 결실이 제대로 인정받는 검사가 되길 바란다. 또 비축 검사가 안전하게 마무리돼 농업인과 검사관, 작업자들 모두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일상의 행복을 영위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