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주장/ 총선 레이스 돌입

2023-12-17     동양일보

[동양일보]최근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와 기자회견이 봇물을 이루며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 예비후보자 등록도 시작됐다. 120일간의 총선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예비후보자는 선거운동을 위해 선거사무소 설치, 선거운동용 명함 배부, 어깨띠 또는 표지물 착용, 본인이 전화로 직접 통화하는 방식의 지지 호소, 관할 선관위가 공고한 수량(선거구안에 있는 세대수의 10% 이내)의 범위 내에서 1종의 예비후보자홍보물을 발송할 수 있다. 또 후원회를 설립해 정치자금도 모금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정치사에 깊게 뿌리내린 정당정치의 한계와 현역의원들의 기득권에 눌려 정치신인들의 선거운동은 이번 총선에도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변화와 혁신을 공언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 여당 혁신 논의는 기득권 반발에 흐지부지되고 야당은 친명 체제 강화를 놓고 분란에 휩싸였다. 양당 모두 유권자들의 비호감도가 60%에 달할 만큼 호감도보다 두 배가량 높은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니 참 한심하다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도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주력하기는커녕 당내 기득권 지키기나 당권 강화에만 혈안이다. 이준석 전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낙연 전총리의‘ 제3지대 움직임이 꿈틀대는 것도 이 같은 여야의 행태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예비후보자 등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여야는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한 상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는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을 넘겨서도 여야 협상에 진척이 없자 지역구 의석을 현재와 같이 253석으로 하는 획정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선거구 늑장 획정을 역대 총선에서 반복돼 온 관행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그 배경에는 정치 신인의 진입을 봉쇄하려는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카르텔이 자리 잡고 있다. 선거구 획정 시기가 늦어질수록 유권자에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치 신인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촉박한 선거운동 일정을 만들기 위해 현역의원들이 선거구 획정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